버닝맨에서 런닝맨으로…‘진흙탕’ 축제 고립 7만여명, 대탈출 러시
진흙탕에 발 묶였던 차량 수백대 빠져나가
폭우로 행사장 전체가 진흙탕으로 변하면서 차량 통행이 금지되고 7만여명이 이틀간 고립됐던 미국 네바다주 버닝맨 축제에서 참가자들의 대규모 탈출이 시작됐다.
버닝맨 주최 측은 4일(현지시간) 오후 성명을 내고 “오늘 오후 2시부터 차량 운전 금지령이 해제됐다”며 “블랙록 시티(행사장)에서 엑소더스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이어 “상황이 개선되고 도로가 마르고 있지만 일부 지역과 특정 구간은 이동이 어려울 수 있다”며 “주요 진출입로를 빠져나갈 때 서행하면서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주최 측은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혼잡이 발생할 수 있다며 출발일을 하루 늦춰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캠핑카와 트럭 등 그동안 진흙탕에 발이 묶였던 차량 수백대가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행사장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고속도로까지는 약 8km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장을 떠나는 버스를 타려고 수백명이 줄지어 선 모습도 포착됐다.
주최 측은 전날 저녁 축제 현장에 약 7만2000명이 있었으나 이날 정오에는 약 6만4000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부터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열린 버닝맨 축제는 주말인 지난 1~2일 밤에 기습적인 폭우로 땅이 침수되면서 행사장 바닥이 진흙탕으로 변했다. 당시 24시간 만에 20㎜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이 지역 2∼3개월치 평균 강수량에 해당한다.
행사장을 빠져나가려는 참가자들의 차량이 진흙에 빠지면서 아수라장이 되자 주최 측은 지난 2일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이에 일부 참가자들은 10㎞에 달하는 진흙탕 길을 걸어서 빠져나가기도 했다.
팝스타 DJ 디플로와 코미디언 크리스 록도 버닝맨 축제에 참가했다가 간신히 빠져나왔고, 이들의 이야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됐다.
다행히 참가자들이 고립 상태에서도 자급자족하면서 물품을 나눠 쓰는 등 질서를 유지해 큰 혼란은 없었다.
이날 새벽 친구들과 차량으로 버닝맨 축제장을 빠져나온 신디 비숍은 AP통신에 현장의 축제 분위기는 여전히 고조돼 있었다면서 “그곳의 분위기는 ‘서로를 돌보고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지난 1일 축제 참가자 1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날씨와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