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만원 우크라 드론에 40억원 러 전차 ‘속수무책’ 당했다

이혜진 기자 2023. 9. 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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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제 FPV 자폭 드론 2대가 교대로 러시아 T-90 전차를 잇따라 공격하는 모습. /우크라이나 대통령 직속 여단 ‘헤트만 보흐단 흐멜니츠키’ 페이스북

우크라이나가 66만원짜리 FPV(First Person View·1인칭 시점) 자폭 드론으로 40억원짜리 러시아 T-90 계열 전차를 고철 덩어리로 만들었다.

3일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뉴보이스오브우크라이나’(NV)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 직속 여단 ‘헤트만 보흐단 흐멜니츠키’는 지난 1일 제3기계화대대 공중정찰·대전차대가 러시아 T-90 전차를 발견하고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여단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과 함께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500달러(약 66만원)짜리 소형 자폭 드론으로 약 300만달러(약 40억원)에 달하는 최신 러시아 T-90M 전차 1대를 파괴했다고 한다. 이 여단 측은 “최신 러시아 전차의 추정 가치는 300만달러인데, 소형 우크라이나 FPV 드론의 가격은 단돈 500달러에 불과하다”며 “숙련된 드론 운영자는 매우 귀중하다”고 했다. NV는 이를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최첨단 군사 장비 배치를 주저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여단이 공개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FPV 자폭 드론 2대가 교대로 러시아 전차를 잇달아 공격해 고철더미로 만드는 모습이 담겨 있다. 자폭 드론 한 대가 전차를 포착해 다가가 공격하자 전차에는 순식간에 불길과 연기가 피어올랐다. 공격이 한 차례 더 이어지자 전차는 이내 불길에 휩싸인다. 영상이 촬영된 장소와 시점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FPV 드론은 드론 카메라에서 고글이나 헬멧으로 실시간 영상을 전송받아 운영자가 조종하는 드론으로, 적군의 군사 장비 등을 공격하는 데 쓰인다. 카메라와 통신 기능을 통해 운영자는 드론을 제어하는 동시에 안전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

러시아 특수 군사 작전 구역 최전선의 크라스니 리만 구역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러시아 육군 T-90M. /TASS 연합뉴스

T-90M은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최신형의 주력 탱크다. T-90M은 125mm의 주포를 장착했고, 외부 공격을 받으면 미리 터지면서 공격 미사일의 관통력을 약화시키는 반응 장갑(裝甲)을 장착하고 있다. 또 적 미사일의 레이저 조준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연막탄을 터뜨리는 자동방어체계를 갖췄다. 러시아도 100대 정도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차는 지난해 4월 25일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투입된 지 수일만인 같은해 5월 5일 처음으로 파괴됐다. 당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하르키우 지역을 드론 정찰하다가 적의 중(重)무기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해 타격 목표를 정하고 특수전사령부 소속 저항군이 포병 여단과 공조해 타격했다”며 “T-90 탱크와 T-80 탱크, 장갑차량 MTLB가 1대씩 파괴됐고, 또 다른 MTLB가 파손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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