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이 목마르다...400억대 추석 삼파전[MK무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9. 5. 10: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천박사 VS 거미집 VS 보스톤, 추석 극장가 승자는?
거미집 ·1947보스톤· 천박사 포스터(왼쪽부터). 사진I각 배급사
올 추석 극장가를 책임질 주전들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오는 27일 일제히 개봉하는 ‘거미집’의 송강호, ‘1947 보스톤’의 하정우·임시완·배성우,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의 강동원까지, 그야말로 사활을 건 레이스를 펼친다.

올 여름, 4편 합계 추산 약 100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빅4 대전’이 사실상 ‘밀수’(감독 류승완)만 살아 남은 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다행히 추석 대표작 3편 합계 추산액은 약 400억대로 여름대전에 비해서는 규모가 한층 축소됐다. 세 편 모두 전혀 다른 장르의 작품인데다 릴레이 개봉이 아닌 정면 삼파전인만큼 먼저 승기를 잡고, 우위 선점해 입소문을 타는 게 관건. 씁쓸한 뒷맛은 잊고 이 악물고 다시금 만회할 때다.

먼저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돌아온 ‘거미집’은 전작 ‘인랑’(2018)으로 흥행 참패를 맛본 거장 김지운 감독의 야심찬 신작이다. 칸의 남자’ 송강호을 비롯해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등이 연기와 인지도를 모두 갖춘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김 감독은 ‘장화홍련’의 인연 임수정과 이 작품으로 20년 만에 재회했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을 보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앙상블”이라며 “케미가 정말 재미있게 느껴졌다. 티키타카가 난무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아는 배우들 중 대사를 가장 잘 다루고 놀 줄 아는 배우들을 섭외하려고 했다. 딕션의 장인, 딕션의 천재들을 모으려고 했다. 그들이 만드는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배우들의 위력을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영화는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제작한 바른손이앤에이가 배급을 맡았다. 약 96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손익분기점은 약 200만 정도로 추정된다.

‘천박사’ 스틸. 사진ICJ ENM
이에 대항하는 ‘웃픈 인연’은, 김 감독의 전작 ‘인랑’의 주연이었던 강동원이다. 말그대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셈이다.

‘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컬트를 뿐만 아니라 액션, 판타지, 코미디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용 무비다.

기존 퇴마 소재 영화들이 오컬트 장르를 표방한 것과 달리, 현대적인 설정과 경쾌한 톤으로 참신한 재미를 선사할 전망. 빌딩 숲 사이에 위치한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흔히 볼 수 있는 스타트업 기업을 연상시키는 한편, 천박사와 인배가 주고받는 직장 상사와 직원의 티키타카도 웃음 포인트다. 리모트 컨트롤 폭파 장치부터 조명탄 등 각종 현대적인 장비는 퇴마 소재도 선보인다.

여기에 귀신을 잡아 가두기 위해 경문과 문양을 한지에 조각한 부적인 설경을 비롯해 칠성검, 놋쇠방울 등 퇴마 소재가 지닌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 전통적인 소품들도 더해졌다.

원톱 주연 강동원을 뿐만 아니라 허준호, 이솜, 이동휘, 김종수, 박소이까지 의기투합했다. 강동원의 대표작 ‘전우치’를 뛰어 넘는, 시대에 맞는 변주와 발전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지는 가운데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예상보다 낮은 약 240만(제작비 약 113억)이다.

‘외계+인’ 1부와 ‘더문’의 흥행 참패로 2년 연속 처참한 성적을 안은 CJ ENM의 신작이기도 하다. 구겨진 체면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스크린에 약한 남자’ 강동원 역시 재생 파워를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47 보스톤’ 스틸.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마지막 주자는 ‘비공식작전’으로 올 여름 텐트폴 대전에서 뼈아픈 흥행 참패를 맛본 하정우다. 실화의 힘을 앞세운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으로 또 한 번 달린다.

영화 ‘1947 보스톤’은 대한민국 처음 국가대표 마라토너들의 감동 실화를 다룬 휴먼 드라마. 1947년 광복 후 처음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담아낸다.

메가폰을 잡은 강제규 감독의 ‘1936년도 베를린 올림픽, 손기정 선수가 42.195km를 달리는 동안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는 화두에서 시작돼 벅찬 영광의 순간이자 선수들의 따뜻한 피·땀·눈물의 결실을 담아 완성시켰다.

하정우는 일제강점기, 2시간 29분 19초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음에도 일장기를 화분으로 가린 채 고개를 숙인 ‘손기정’ 역을, 임시완이 침통한 표정과 광복 후 처음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전 세계 취재진과 관중의 따뜻한 관심 속 달리는 ‘서윤복’을, 배성우가 ‘마라톤의 지휘자’이자 보스턴 대회에서 서윤복의 코치로 참가해 12위로 골인한 남승룡 역은 각각 맡는다.

메가폰 강제규 감독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배성우의 출연에 “(배성우 문제는) 속상하고 안타깝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면서도 “후반 작업 시 고민이 많았다. 1947년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데 이 분들의 삶과 업적을 녹였는데, 특정 사건 때문에 선생님의 삶이 변형되거나 축소되거나 그런 건 도리가 아니겠다고 생각했다”고 배성우의 통편집 없이 작품을 만들어간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이 작품이 가고자 했던 방향에 충실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감독으로서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 기조 위에서 작품을 마무리했다”고 강조했다.

‘1947 보스톤’은 여름대전 피날레를 장식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이다. 추석 3편 가운데 가장 많은 제작비(210억)를 들여 손익분기점은 약 450만이다.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