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이제 우습다는 中가전…IFA 결산 키워드 'C·A·N'
중국 업체들 대거 복귀…지능형사물인터넷과 뉴테크 흐름도 뚜렷
(베를린=뉴스1) 강태우 기자 = 가전 업체들의 미래를 보여준 '캔(CAN)'. 이달 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IFA 2023'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아직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가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굳건히 주도하고 있긴 하지만 중국이라는 매서운 추격자를 따돌리려면 초격차 기술이 필요하다는 뜻도 담겼다.
5일(현지시간) 올해로 99돌을 맞는 'IFA'가 막을 내린다. 주최 측인 독일 가전통신전자협회(GFU)는 지난 1일 개막한 이번 전시회에 약 150개국, 20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하고 18만명에 육박하는 방문객이 현장을 찾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다.
①"韓 가전 따라잡았다"…돌아온 'C'의 호언장
올해 IFA에는 중국 가전업체들이 대거 복귀했다. 전시장 2곳 중 1곳은 중국 업체일 정도다. 이번에 참가한 중국 업체는 1293개로 독일(228개사)과 한국(165개사), 미국(61개사) 등을 합한 것보다 훨씬 많다.
특히 하이센스, TCL, 하이얼, 메이디, 창홍, 아너 등 중국의 주요 가전·IT 업체들의 전시장은 주요 거점을 차지한 것은 물론 크기 역시 상당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TCL이 메인 스폰서였던 데 이어 올해 IFA에는 하이센스가 스폰서로 나서는 등 온갖 물량 공세를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는 모습이다.
중국은 한국 기업 견제를 위해 행사기간 중 원색적인 비난도 퍼부었다. 아너 경영자는 기조연설에서 "삼성 갤럭시(Z폴드5)의 두께는 13.4㎜다. 아너의 (폴더블폰) 매직 V2보다 거의 40% 더 두껍다"고 저격했다.
또 최근 현장에 있던 하이얼 관계자는 "한국 가전 업체들의 헤게모니는 이제 끝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동시에 TCL은 경쟁상대가 삼성전자(005930)라고 꼽으면서 기술력을 따라잡았다고 자평했다.
한편 중국 업체들은 이번 전시에서 초대형 TV, 폴더블폰, 투명 OLED, AI(인공지능) 가전 등 최신 제품을 선보였다. 또 고효율 에너지·제품 연결성 등을 강조하며 시장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②"하나로 모두 연결"…'A'로 초연결시대 맞이 삼성전자, LG전자는 물론 중국·유럽 업체들은 이번 전시 부스에 연결성을 강조한 스마트홈, 스마트쿠킹 등의 공간을 만들었다. TV 등 가전을 중심으로 모든 디바이스를 연결하고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초연결은 IoT의 연결성에 AI의 초지능이 더해진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으로 이뤄진다. 특히 고도화된 경험을 제공하려는 기업들은 솔루션 개발에도 힘쓰고 있는데 AI 칩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생성형 AI를 적용한 가전을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최적의 AI 모델들이 전체 가전에 적용될 수 있도록 소형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들어간 초저전력 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LG전자(066570)도 '스마트홈 솔루션'을 위해 가전용 AI 칩과 OS(운영체제)를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보급형 제품까지 LG전자 가전 전 제품군으로 폭넓게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③"누구도 따라올 수 없도록"…'N'으로 초격차 통상 IFA는 매년 초 CES에서 공개된 제품들을 하반기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전시장에 내놓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전시에 세탁건조기, 모듈용 주택 등 새로운 제품을 등장시켰다.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 우위를 확실히하고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선 '뉴테크(New Tech)'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한국 업체들 사이에서 여전히 "중국은 아직 멀었다", "중국 업체들은 내수용"이라며 낙관하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IFA에서 일본 업체의 존재감은 '0'이었다.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등이 참가했지만 한국과 중국에 치여 별다른 영향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전시 부스 위치도 상대적으로 멀었고 부스 규모 역시 한국, 중국에 비해 작았다.
일본 가전 업체들의 명성이 옛날 같지 않다는 점이 올해 IFA에서 다시 한번 확인 셈이다. 이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선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으로 고삐를 더 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소니는 올해 IFA에서 별도의 제품 전시 공간은 마련하지 않고 비즈니스 미팅룸만 운영했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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