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갈등에 인도태평양 안보 공백…주한미군 부사령관도 못왔다

김종훈 기자 2023. 9.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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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지원을 둘러싼 미국 상원의원과 국방부의 갈등으로 연말까지 미군 고위장성 650명이 제때 보직에 부임하지 못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스미스 부사령관처럼 새 보직에 정식 부임하지 못하고 있는 미군 고위 장성은 301명에 달한다.

지난 4월 공군 중장으로 승진하면서 주한미군 부사령관 보직을 받은 데이비드 아이버슨 소장도 아직 정식 부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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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병력 미군 해병대 사령관, 계획 지침도 수립 못해…
데이비드 아이버슨 주한미군 부사령관 사실상 대기 상태
지난해 4월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에서 주한미군 우주군 창설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낙태 지원을 둘러싼 미국 상원의원과 국방부의 갈등으로 연말까지 미군 고위장성 650명이 제때 보직에 부임하지 못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4일(현지시간) WP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임 해병대 사령관으로 지명한 에릭 스미스 부사령관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전임 데이비드 버거 사령관은 지난 7월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스미스 부사령관은 아직 의회 동의를 받지 못해 사령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스미스 부사령관은 WP에 "사령관의 계획 지침은 무엇인지 물어도 39대 사령관이 정식 부임하면 그때 물어보라고 대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령관이 부임 초에 지시하는 계획 지침은 20만명 규모 미군 해병대를 움직이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스미스 부사령관이 제39대 해병대 사령관으로 정식 부임해야 계획 지침을 수립할 수 있다.

WP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스미스 부사령관처럼 새 보직에 정식 부임하지 못하고 있는 미군 고위 장성은 301명에 달한다. 지난 4월 공군 중장으로 승진하면서 주한미군 부사령관 보직을 받은 데이비드 아이버슨 소장도 아직 정식 부임하지 못했다.

같은 달 대장으로 승진한 케빈 슈나이더 공군 중장은 태평양공군사령관 보직을 받고 대기 상태다. 태평양공군사령관은 대 중국, 북한 군사정책에 있어 핵심 보직이라고 WP는 설명했다. 지난 7월 해군 인도태평양사령관 발령을 받은 새뮤얼 파파로 태평양함대사령관도 같은 상황이다.

고위 장성 인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공화당 토미 튜버빌 상원의원이 인준 절차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튜버빌 의원은 국방부가 국방예산으로 군인들의 낙태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미 대법원에서 낙태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혔다. 이에 미 국방부는 낙태가 불가능한 주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이 낙태를 받을 수 있도록 여행경비 등 예산을 지원해왔다. 튜버빌 의원은 이 같은 예산지원을 즉각 중단하라는 입장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군 장성 인사는 상원에서 일괄 처리되는 것이 관례이나, 튜버빌 의원의 반대로 인사마다 개별심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WP는 전했다. 개별심사를 하면 인사 완료까지 수 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튜버빌 의원이 계속해서 절차를 지연할 경우 미군 장성 852명 중 650명이 제때 보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WP는 전망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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