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 中 반도체 자립 발판, 韓 타격 불가피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이 반도체 자립 발판을 마련,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은 대중 반도체 특수를 누려 왔었다.
그러나 중국이 반도체 자립 발판을 마련하자 한국산 반도체 수입이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불룸버그통신은 중국의 대표적 이통 장비업체이자 휴대폰 메이커인 화웨이가 애플의 아이폰과 비슷한 속도를 내는 휴대폰을 출시, 화웨이가 자체 반도체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미중 패권전쟁 이후 미국의 집중 공격을 받아온 업체로, 미국 정부는 자국 IT 기업에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명령했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급의 길이 막힌 화웨이는 자체 반도체 제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출시한 최신폰을 입수해 실험한 결과, 통신 속도가 애플의 최신 아이폰과 같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화웨이가 차세대이동통신(5G) 휴대폰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5G 휴대폰을 구현하는 반도체를 자체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어 4일에는 전문 업체에 의뢰해 화웨이의 최신폰을 분해한 결과, 화웨이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를 사용했고, 이를 중국의 최대 반도체업체인 SMIC가 제작했다고 후속 보도했다.
중국이 반도체 자립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미국은 경악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시기에 최신 제품을 공개, 미국에 한 방 먹였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달 29일 최신폰인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를 공개했다. 미국의 집중 공격으로 화웨이가 최신폰을 공개한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는 “첨단 반도체 수입 및 생산을 막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분야에서 중국의 진보를 늦추려는 미국의 의도가 먹히질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언론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중국이 반도체 자립 기틀을 마련했다며 놀라워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제재를 가하자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피해 자체 비밀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수입선이 막히자 정부 보조금 300억 달러(약 40조)를 받아 비밀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했었다.
워싱턴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최근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 비밀 반도체 제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화웨이가 적어도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인수했으며, 적어도 3개의 공장을 직접 건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반도체 제재를 가하자 중국은 독자 수급을 추진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이다.
앞서 미국에서도 대중 반도체 제재가 중국의 반도체 자립만 앞당겨 줄 것이란 지적이 많았었다.
최근 월가의 최대 화두 생성형 AI에 최적화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칩을 살 수 없다면 자체 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만 도와줄 뿐"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 능력을 경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었다.
그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받을 영향이다. 그동안 한국은 대중 반도체 특수를 누려 왔었다.
그러나 최근 대중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수입 점유율은 한국산이 2017년 23.5%에서 2021년 19.2%로 줄었다. 이에 비해 대만산은 29.8%에서 34.1%로 늘었다. 미중 패권전쟁 이후 중국이 대만과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 수요가 줄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반도체 자립에 어느 정도 진전을 보였다. 한국산 수요가 더욱 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했지만 정작 피해는 한국이 보고 있는 것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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