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되면 대공황 다시 온다?'… 직격탄 날린 바이든

김태훈 2023. 9. 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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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중 일자리가 감소한 두 전직 대통령이 있습니다. 한 명은 나보다 먼저 이 일을 맡았던 녀석이고, 다른 한 명은 바로 허버트 후버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먼저 "나보다 먼저 이 일을 맡았던 녀석(guy who held this job before me)은 역사상 선출됐을 때보다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퇴임한 (전직 미국 대통령) 두 명 중 한 명"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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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트럼프를 대공황 때의 후버와 비교
"내 앞에 대통령 지낸 녀석"… 거친 표현도
경제 성과 홍보에 지지자들 "4년 더!" 외쳐

“임기 중 일자리가 감소한 두 전직 대통령이 있습니다. 한 명은 나보다 먼저 이 일을 맡았던 녀석이고, 다른 한 명은 바로 허버트 후버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자이자 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기업인 출신이면서도 재임 기간 일자리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었다고 조롱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역사상 무능하기로는 역대급인 허버트 후버(1929∼1933년 재임) 전 대통령을 트럼프와 비교했다. 후버는 임기 도중 대공황(1929)이 일어나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도탄에 빠뜨린 인물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노동절인 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근로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노동절을 맞아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근로자들을 상대로 연설했다. 미국의 노동절은 다른 나라와 달리 9월 첫번째 월요일로 지정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정책인 일명 ‘바이드노믹스’(Bidenomics)의 성과를 적극 홍보했다. 2021년 1월 취임 이후 총 1350만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됐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19개월째 4%를 밑돌고 있음을 거론하며 “이렇게 낮은 실업률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거의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전임자이자 정적인 트럼프한테 화살을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먼저 “나보다 먼저 이 일을 맡았던 녀석(guy who held this job before me)은 역사상 선출됐을 때보다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퇴임한 (전직 미국 대통령) 두 명 중 한 명”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통상 트럼프를 지칭할 때 이름 대신 ‘전임자’(predecessor)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는데 이날은 ‘나보다 먼저 이 일을 맡았던 녀석’이라고 자세히 풀어 쓰면서 경멸의 뜻까지 담은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청중을 향해 “(두 명 중) 나머지 한 명은 누군지 아느냐”고 물은 뒤 스스로 “허버트 후버”라고 답했다. 이 말에 근로자들 사이에선 폭소가 터졌다.

미국의 흑역사에 해당하는 대공황은 후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첫해인 1929년 10월 터졌다. 이후 미국은 물론 유럽까지 세계 경제를 파탄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었다. 임기 초반 발생한 대공황을 전부 후버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그러나 이후 대공황에 대처하는 방식도 형편없었다. 미국의 역사학자 및 정치학자들을 상대로 한 평가에서 후버가 늘 역대 최악의 대통령 축에 드는 이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아래)이 노동절인 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방문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그가 연임에 성공하길 바라는 뜻에서 “4년 더”라는 구호를 외쳤다. AP연합뉴스
결국 공화당 소속 후버는 1932년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 프랭클린 루스벨트한테 지며 4년 단임 대통령에 그쳤다.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 아래에서 미국이 대공황의 늪을 헤쳐나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덕분에 루스벨트는 오늘날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손꼽힌다.

어쩌면 트럼프를 후버와 비교한 바이든 대통령의 속셈은 자신이 루스벨트와 동급이란 점을 은근히 부각시키려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루스벨트가 전임자 후버의 무능 탓에 엉망이 된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웠듯이 본인도 전임자 트럼프 때 망가진 미국의 경제와 외교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제일 존경하는 전임 대통령이 바로 루스벨트”라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2024년 대선에 대출마해 연임에 도전할 뜻을 공식화한 상태다. 상대방인 공화당 후보는 현재로선 트럼프가 될 가능성이 무척 크다. 이날 청중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4년 더(Four more years)!”를 외쳤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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