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급등에 기름값 요동…8월 물가 석달 만에 3%대 재진입(종합2보)
석유류 -25.9%→-11% 축소…전체 상승 견인
폭우에 농산물 5.4% 상승…수산물도 5.8%↑
기재부 "일시적 상승…10월 안정흐름 회복"
[세종=뉴시스]용윤신 임하은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4% 오르며 석 달 만에 3%대에 재진입했다. 상승폭은 지난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강수량 증가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석유류 하락폭이 축소한 영향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4% 올랐다. 이는 지난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커진 배경에는 석유류 하락폭 둔화가 80% 이상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5.9% 하락한 이후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하락률이 -11.0%으로 축소됐다.
여기에 지난달 집중호우 탓에 상추, 열무 등 채소류 가격은 오름 조짐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8월(5.7%)부터 올해 1월(5.2%)까지 5%대를 이어갔다.
이후 2월(4.8%), 3월(4.2%) 4%대에 이어 4월(3.7%), 5월(3.3%)에는 3%대까지 둔화했다가 6월(2.7%)과 7월(2.3%)부터는 상승률이 2%대로 축소됐다. 하지만 이달 반등한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3.9%, 3.0%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2.7% 상승했다.
이 중 농산물은 5.4% 크게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은 1.1% 내려가며 농산물 가격 상승폭을 줄였다. 다만 이는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기저효과 영향으로 전월 대비로는 16.5% 상승했다.
가격이 상승한 품목을 보면 사과(30.5%), 쌀(7.8%), 수박(18.6%), 복숭아(23.8%), 고구마(22.0%), 고춧가루(9.3%) 등이다.
축산물 가격은 2.7% 내려갔다. 전년 동월 대비 국산쇠고기(-6.0%), 수입쇠고기(-7.3%), 달걀(-3.4%) 등의 가격이 내려갔다. 고등어(9.7%) 등 수산물 가격은 상승해 5.8% 올랐다.
공업제품은 2.6% 상승했다. 빵(5.9%), 우유(9.4%), 아이스크림(14.3%) 등 가공식품은 6.3% 올랐다.
석유류 가격은 11.0% 하락하며 지난달(-25.9%)에서 하락폭을 축소했다. 이달 물가에 대한 석유류 기여도는 -0.57%포인트(p)다. 이는 7월(-1.49%p) 대비 대폭 축소한 것이다.
경유는 33.4% 하락했으며 경유(-16.9%), 휘발유(-4.6%), 자동차용LPG(-20.1%), 등유(-16.9%) 등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달 물가 상승 배경에는 석유류 하락폭 축소가 80% 가량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기료(25.0%), 도시가스(21.4%), 지역 난방비(33.4%) 등이 모두 오르면서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21.1% 상승해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는 1.7% 올랐다. 국제항공료(-10.9%), 유치원납입금(-7.7%) 등은 내렸지만 택시료(19.1%), 시내버스료(8.1%) 등은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4.3% 올라 작년 2월(4.3%)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보였다. 외식 물가는 5.3%, 외식 제외 물가는 3.6% 각각 상승해 전월 대비 상승폭을 축소했다.
외식 물가는 2021년 12월(4.8%)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 상승했다. 외식 제외 물가는 작년 5월(3.5%)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보였다.
집세는 월세(0.8%)는 올랐으나 전세(-0.3%)가 내리면서 0.2% 상승에 그쳤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3.9%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 3월(4.4%) 이후 가장 컸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이는 지난 3월(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지난달과 같은 3.3% 상승했다.
김보경 심의관은 "석유류 하락 폭이 지난달 25.9% 하락에서 이번 달 11.0%로 하락 폭이 크게 축소됐고 또 호우, 폭염 등 불리한 기상 여건으로 농산물 상승폭이 확대됨에 따라 8월 전년 동월비가 3.4% 상승해 지난달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9월에는 국제유가·기상여건 등 높은 물가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으나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10월 이후 물가는 다시 안정흐름을 회복할 전망"이라며 "정부는 물가 안정 흐름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주요 품목 가격·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onyon@newsis.com,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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