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베즈다 이적’ 황인범 “올림피아코스, 우승과 성공 거두길” 대인배 작별 인사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9. 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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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리그에서 우승과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

동유럽에서 가장 큰 클럽인 세르비아 FK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한 황인범이 올림피아코스 팬들과 구단에 감사를 전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중원 핵심 황인범이 FK 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적을 확정 지었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5일(한국시간) “한국 국가대표 황인범을 영입했다. 황인범은 우리 구단과 4년 계약을 맺었다”라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사진=FK 츠르베나 즈베즈다 공식 SNS
세르비아 언론 등에 따르면 4년 계약에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1억 원) 수준이다. 즈베즈다는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올림피아코스에 지불하고 한국 국가대표팀 핵심 미드필더를 영입을 확정지었다. 즈베즈다는 향후 3년 간 500만 유로를 분할로 납부할 예정이다.

오피셜 발표 직후 황인범도 올림피아코스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황인범은 “모든 것에 대해 올림피아코스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받은 사랑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라며 “지난 시즌에 보내주신 응원과 사랑을 생각하면 제가 받아온 모든 비난은 아무것도 아닙니다”라며 약 한 달여 간의 마음고생을 큰 마음으로 대범하게 털어냈다.

2021-22시즌 러시아 리그 루빈 카잔에서 활약했던 황인범은 국제축구연맹(FIFA) 특별 규정에 따라 2022-23시즌 올림피아코스로 임대 이적했다. 이후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 소속으로 40경기에서 5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리그 32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5경기, 컵대회 3경기에 출전했고 시즌 직후 그리스 프로축구 수페르리가 엘라다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뽑히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올림피아코스 팬들 또한 황인범에게 뜨거운 사랑을 보내며 새로운 에이스를 환영했다.

하지만 약 한 달여전부터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 측이 계약 기간을 두고 이견을 빚었다. 황인범은 측은 입단 당시 루빈 카잔과 맺은 계약이 2023년 6월 종료되는 만큼 1+2년의 옵션상 이적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에 황인범 측은 올림피아코스에 이적을 요청했다. 그리스로 이적할 당시 올림피아코스는 루빈 카잔에 이적료를 내지 않고 FIFA 특별 조항을 통해 황인범을 임대로 영입했다. 당시 올림피아코스 측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그리스 언론 등을 통해 3년 계약이라는 내용이 알려졌다.

그런데 황인범 측에선 정식 계약이 진행된 것이 아닌 1년의 임대 계약 이후 옵션 계약을 통해 잔류하거나 혹은 팀을 떠날 수 있는 방향으로 올림피아코스행을 택했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이유로 1년 계약 이후 300만 유로(약 41억 원)의 바이아웃이 발동되는 계약을 맺었는데 올림피아코스가 이적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림피아코스는 이런 계약 내용을 부인하고 황인범의 이적 요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극한 갈등을 빚었다. 올림피아코스는 사실상 황인범은 공식 훈련 및 프리시즌 일정에서 제외했다. 황인범 또한 올림피아코스를 완전히 떠나면서 양 측의 갈등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동시에 올림피아코스는 황인범의 이적에 1000만 유로(약 145억원)에서 1200만 유로(171억 원)의 이적료를 원한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밝히는 등 강경한 행보를 이어갔다. 마치 황인범이 돈을 원하는 이유로 구단을 떠난다는 식의 언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 황인범은 SNS 등을 통해 올림피아코스 팬들에게 테러에 가까운 갖은 비난과 욕설을 들어야 했다. 심지어 황인범이 5일 올린 SNS 작별글에도 일부 올림피아코스 팬들은 원색적인 수준의 대응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림피아코스 팬들의 이같은 대응과 달리 황인범에게는 유럽 복수의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 인터밀란, 아탈란타를 비롯해 분데스리가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등 빅클럽을 비롯해 튀르키예의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 등이 황인범 측에 접촉했다. 그러던 중 500만 유로라는 적지 않은 이적료를 지불한 즈베즈다 이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결과적으로 우여곡절 끝의 이적이지만 황인범은 끝까지 응원의 마음을 담아 작별을 전했다.

황인범은 “또한 제 팀원들, 코칭 스태프들, 그리고 지원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현재 시즌 초반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니 기쁩니다”라며 “유로파리그에서 우승과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해요”라는 말로 올림피아코스 팬들에게는 감사를, 구단에는 축복을 전했다.

황인범의 입장에서도 조금 더 실리적인 선택을 했다. 올림피아코스도 그리스 자국에서 명성을 떨친 명문 팀이었는데, 즈베즈다 또한 세르비아 최고의 명문클럽이다.

동시에 즈베즈다는 2017-18시즌부터 최근까지 수페르리가 6연패를 차지하고 있는 세르비아 최강 전력의 팀이다. 유고슬라비아가 내전으로 붕괴하기 전까지 치러졌던 모든 리그전을 통합하면 24회 우승을 차지했다. 수페르리가 통산 9회 우승도 최다 기록이다. 또한 유고슬라비아 시절 포함 자국 컵대회에서도 총 24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즈베즈다는 국제대회에서도 강했다. 유럽 클럽무대에도 단골로 나섰다. 1990-9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격인 유러피언컵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또한 1991년 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당대 유럽을 호령했다. 또한 그보다 앞선 1978-79시즌에는 유로파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다.

유고슬라비아 전쟁 이후 클럽도 한동안 쇠퇴의 길을 겪었지만 2014년 우승을 시작으로 세르비아 리그에서 최강팀의 지위를 되찾으며 유럽클럽대항전에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즈베즈다는 올 시즌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 RB 라이프치히(독일), 영 보이즈(스위스)와 함께 G조에 묶여 경기 치른다.

전력상 맨시티나 라이프치히 등 유력 16강 진출 후보들이 있지만, 황인범의 입장에선 곧바로 다른 유럽대항전 무대를 건너뛰고 곧바로 챔스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현지에선 환영 일색이다. 세르비아 매체 ‘spotal’은 “황인범은 아시아 최고 선수다. 즈베즈다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선수로 이적하게 된다면 구단 역대 이적료를 경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종전 즈베즈다의 역대 최고 이적료는 헨트에서 오스만 뷔카리를 데려올 때 지불했던 300만 유로였다. 황인범이 즈베즈다로 이적하면서 클럽레코드를 경신했다.

즈베즈다의 팬들 역시 황인범의 SNS 게시글에 ‘동유럽에서 가장 큰 클럽에서 온 것을 환영한다’, ‘레드스타의 일원이 된 것을 축하한다’는 등의 환영의 글을 남기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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