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쿠션 강자' 사카이, LPBA 4년 만에 첫 우승 감격..."가족 생각나"

이석무 2023. 9. 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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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LPBA 우승이 확정되자 큐를 번쩍 들고 기뻐하는 사카이 아야코. 사진=PBA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일본 여자 3쿠션 강호’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가 프로 데뷔 4년만에 처음으로 프로당구 LPBA 챔피언에 등극했다.

사카이는 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스와이 LPBA 챔피언십’ 결승전서 김민아(NH농협카드)를 세트스코어 4-2(8-11 11-10 4-11 11-0 11-8 11-6)로 누르고 상금 3000만원과 프로 첫 우승컵을 들었다.

지난 2019년 5차전(메디힐 챔피언십)서 프로당구에 데뷔한 사카이는 약 4년의 기다림 끝에 첫 정상을 밟았다. 투어 참가로는 22개 투어만의 우승이다. LPBA 출범 후 13번째 우승자가 됐다. 일본 국적 선수가 LPBA 우승을 차지한 것은 히다 오리에(SK렌터카), 히가시우치 나츠미(웰컴저축은행)에 이어 사카이가 세 번째다.

반면, 이번 시즌 개막전(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서 정상에 선 이후 3개월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3회 우승에 도전한 김민아는 우승 문턱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대회 한 경기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상금200만원)은 64강전서 박수향을 상대로 2.273을 기록한 스롱 피아비(캄보디아·블루원리조트)에게 돌아갔다.

사카이와 김민아는 경기 초반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김민아가 먼저 한 세트를 앞서면 사카이가 재빠르게 한 세트를 따라붙으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첫 세트는 김민아가 기선을 잡았다. 초반 네 이닝만에 8-1로 크게 앞선 김민아는 이후 다섯 이닝동안 공타에 머물러 사카이에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8-8 동점에서 10이닝째 행운의 뱅크샷을 포함해 남은 3점을 채워 11-8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도 김민아의 초반 분위기가 좋았다. 첫 이닝서 터진 하이런 7점에 힘입어 9이닝까지 10-8로 리드했다. 그러나 사카이는 10이닝에서 2점을 올린 뒤 시도한 뒤돌리기가 행운의 득점이 되면서 11점을 채웠다. 11-10으로 2세트를 따내고 세트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김민아는 3세트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11-4로 이기고 다시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그러자 4세트서 또 한번 사카이가 맞불을 놓았다. 사카이는 2이닝 두 차례 뱅크샷을 포함한 하이런 6점으로 8-0까지 달아났다. 이어 4이닝 1득점, 5이닝 2득점을 추가해 11-0 완승을 거두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추격에 성공한 사카이는 5세트를 11-8로 따내 전세를 뒤집었다. 사카이는 1-2로 밀리던 7이닝째 2득점을 시작으로 세 이닝동안 3-2-3득점을 몰아쳐 단숨에 11점을 채웠다. 김민아도 8이닝부터 세 이닝 동안 6점을 몰아치며 추격전을 펼쳤다. 하지만 사카이는 10이닝 8-8 동점 상황에서 터트린 걸어치기 원뱅크샷으로 남은 한 점을 채워 11-8 승리했다.

결국 사카이는 6세트에서 17이닝까지 장기전 끝에 우승을 확정했다. 16이닝까지 8-6으로 앞선 상황서 1득점 이후 뱅크샷으로 2점을 채워 11-6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승서 사카이는 위기마다 뱅크샷을 돌파구로 연결하며 상대 김민아보다 4개 많은 뱅크샷 9개로 우승을 일궈냈다. 뱅크샷률(총 득점 가운데 뱅크샷 비율)은 32.1%. 대회 평균(28.5%)보다 훨씬 높았다. . 이번 대회에서만 6경기 동안 48개의 뱅크샷을 성공시키며 새로운 ‘뱅크샷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또한 사카이는 이번 대회서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집념’이 돋보였다. 첫 경기 한지은(에스와이)의 대결서 23-23으로 경기를 마친 후 하이런까지 비교하는 힘겨운 승부 끝에 첫 판을 통과한 이후 임정숙(16강), 김보미(8강), 박다솜(4강), 결승전까지 모두 첫 세트를 내주고도 경기를 뒤집는 기염을 토했다.

사카이는 “일본 자국 대회에서는 우승을 많이 했지만 이렇게 큰 대회 우승은 처음이다”며 “일본에서 저를 응원해주는 남편과 두 아이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그리고 히다 오리에 선수가 오늘 뿐만 아니라 어제도 직접 와서 응원해줬는데 마음이 너무 든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가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남편이 아이들을 봐주고, 본인의 일을 하면서도 저를 열심히 서포트해준다. 일본에 돌아간다면 찐하게 포옹을 해주고 싶다”며 “제 경기를 유튜브를 통해 오랜시간 지켜보며 엄마 힘내라며 응원해준 두 아이 일본에 돌아가면 맛있는 밥을 만들어서 먹이고 싶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이자 가장 하고 싶은 일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PBA는 5일부터 남자부 PBA 128강전으로 돌입한다. 5일부터 이틀간 128강전을 치른 후 7일 오후3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회로 들어선다. 우승상금 1억원의 주인공을 가리는 결승전은 11일 밤 9시에 치러진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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