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한·일·중 3국 협력 다시 궤도에 올려놓아야"
"北 도발, 아세안에도 위협…비핵화 긴밀 공조해야"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을 앞둔 5일 "이제 한, 일, 중 3국 간 협력도 다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면서 동북아 3국 협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아세안과의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디지털과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협력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현지 일간지 '콤파스'에서 '아세안-한국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파트너'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 3월 이후 한일관계를 12년 만에 정상화시키고 개선하는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 이를 기반으로 캠프 데이비드에서 새로운 차원의 한·미·일 3국 협력체를 출범시킬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3(한·일·중)는 동남아와 동북아의 상호협력에 특화돼 있다"면서 "한국은 3국 간 협의체의 의장국이자 아세안+3에서 3국을 대표하는 조정국으로서 한, 일, 중 3국 간 협력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동북아 3국간의 협력이 다시 활기를 찾게 되면 아세안+3의 협력도 더 큰 동력을 얻을 것이며, 이는 '아세안 중심성'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지난달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서 아세안과의 협력을 중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한, 미, 일 3국 간 협력이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특정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인도·태평양전략에서 특히 아세안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가 간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고 대화와 협력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 등 아세안이 표방하는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한국의 인태 전략이 협력 원칙으로 내세우는 포용, 신뢰, 호혜와도 맞닿아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날로 고조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은 아세안 국가들에도 직접적이며 실존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한국과 아세안이 단합해 단호하게 대응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 인태 지역에 규칙 기반 질서가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아세안 간 연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세안을 핵심 파트너로 삼고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사회문화 분야에서 아세안의 수요를 충실히 반영한 실질협력을 강화하고, 해양안보, 사이버안보, 국방, 방산 등 안보 분야에서도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강점인 디지털과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협력사업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 한-아세안 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이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 설정을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출국해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향한다. 자카르타에 도착 후 동포 만찬 간담회를 갖고, 6일부터 7일까지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는 한편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캄보디아, 쿡 제도, 캐나다, 라오스와 양자 정상회담도 갖는다. 8일에는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관련 공동 언론 발표를 할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 파트너십 강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에 대해 "아세안 국가 중 내수시장이 큰 나라"라며 "아세안 10개 나라 중 자원 잠재력, 인구의 생산성, 미래성장 잠재력으로 볼 때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를 꼽고 있는데, 이 세 나라에 어떻게 개발협력 정책을 독자적으로 구사할 것인지, 한미일 간에 할 수 있는 협력 사업이 무엇인지 구상을 하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및 양자 공식 방문을 맞아 대통령실이 기획한 광고 영상이 지난 3일부터 자카르타 시내 다섯 곳에서 상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인도네시아와 함께합니다'를 주제로 하는 30초 분량의 영상으로,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기술개발, 경제협력, 문화교류,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해 왔고, 앞으로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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