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도 잡았는데..." 통산 3승 앞에서 멈춘 김민아, 손 꼽은 문제는 '체력'

NH농협카드 김민아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PBA

(MHN스포츠 고양, 권수연 기자) "정말 아쉽죠" 올 시즌 명실상부 탑랭커로 도장을 찍은 김민아(NH농협카드)는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4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스와이 LPBA 챔피언십' 여자부 결승전에서 사카이 아야코(일본, 하나카드)가 김민아(NH농협카드)를 세트스코어 4-2로 꺾으며 역스윕승을 거뒀다. 

초반 1~2세트는 사카이가 다소 고전하며 엎치락뒷치락 양상으로 전개됐다. 더불어 1세트에는 김민아가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며 세트를 선취해 먼저 승세를 가져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경기가 후반부로 전개되자 집중력이 한풀 꺾인 김민아가 공타에 발이 잡히고, 사카이가 회심의 뱅크샷 여러방을 날려 프로 첫 우승에 오르는 쾌거를 누렸다. 

"4강에서 김가영 선수를 이기고 올라왔는데도 우승을 못해 정말 아쉽죠" 

경기 후 기자회견실을 찾은 김민아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김민아는 앞서 4강에서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과 올 시즌 두 번째로 만나 또 한번 김가영을 꺾으며 새로운 천적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개막전(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꺾은 이후 또 한번 상대를 저지했다. 현재까지 상대전적 2승 1패로 김민아가 한 발 더 앞섰다.

NH농협카드 김민아가 준우승에 그친 후 아쉬운 기색을 표하고 있다, PBA

NH농협카드 김민아, PBA

그는 "4세트 후반부, 5세트 초반부터 체력이 많이 부족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과감히 뱅크샷 위주로 공격적으로 나섰는데, 무위에 그치면서 점점 난조로 빠졌다. 그래도 개막전 우승하고 다시 한번 결승 무대를 밟아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결승 무대가 처음이 아닌 그다. 체력관리가 되지 않았던 점에 대해 묻자 그는 "하루에 다전제 두 경기를 한 것이 처음이고, 오후 3시에 4강 전을 치른 뒤 2시간 휴식을 취하고 바로 결승 경기에 나섰다. 2세트 선승이나 25점제 경기보다 다전제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고 털어놓았다.

"2세트에서 한 점 남겨두고 득점 기회를 놓친게 제일 아쉬웠고요. 충분히 득점이 가능한 배치였는데 제가 겨냥한 두께보다 너무 얇게 맞아서 실패했어요. 세트스코어 2-0으로 출발할 수 있었던 경기를 1-1로 시작하게 돼서 아쉽죠"

시원시원한 큐스피드가 주특기로 꼽혔던 김민아는 의외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시원함'을 줄였다고 말했다. 대신 그가 집중한 부분은 정확도였다. 그는 "제 스타일이 공 스피드를 높여서 시원하게 치는 스타일인데, 개막전 우승하고 스피드를 좀 낮추고 정확도를 높이는 연습을 많이 했다"며 "포지션 플레이를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연습 후에는 스피드가 줄어들며 미스샷도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한편, 여자부 결승전을 4일 모두 마친 프로당구는 5일 오전 11시부터 남자부 PBA 128강 경기로 대회를 이어간다. 남자부 결승은 11일 오후 9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