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김정은 내달 방러해 푸틴과 무기 거래 협상”… 백악관 “관련 정보 입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중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무기거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현실화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와 첨단 기술 협력 등이 강화할 경우 한국과 미국, 일본 대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간 대립 구도가 격화하며 동북아 정세가 격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 김 위원장이 이달 중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러시아에 더 많이 공급하는 방안과 기타 군사 협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당국자를 인용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평양에서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었다.
매체는 또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을 보내는 데 동의하기를 원하고 있고, 김 위원장은 러시아가 군사정찰위성과 핵 추진 잠수함의 첨단 기술을 북한에 제공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원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매체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장소와 일정 등도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10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교 캠퍼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 소속 해군 함정이 정박하는 33번 부두를 방문할 계획이라고도 NYT는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022년 4월 푸틴 대통령과 벨라루스 대통령이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의 파트너였던 알렉산더 루카셴코가 회담한 장소인 우주발사센터 보스토치니 코스모드롬을 방문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발사센터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약 1500㎞ 떨어져 있고, 2016년 첫 로켓 발사가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논의는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북한 방문 때 제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NYT는 당국자들을 인용, 김 위원장이 먼저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제안하고, 이에 쇼이구 장관이 김 위원장을 방러를 역제안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했다. 이후 해외 방문 없이 칩거한 김 위원장이 이달 다시 러시아를 찾는다면 약 4년 5개월 만에 외국 방문이 된다.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을 규탄했다.
NSC 왓슨 대변인은 본지에 보낸 서면에서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협상을 중단하고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고 한 공개적인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NYT 보도와 관련한 본지 질의에 대변인 명의 답변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거래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국무부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거래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직접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협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무기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인과 단체를 폭로하고 제재함으로써 직접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는 북한 또는 다른 국가로부터 군사 장비를 획득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폭로하며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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