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된 하나의 세계로 존재하는 정원 탐구…'공중정원'展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에서 11월19일까지

'공중정원'展 전시 모습.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11월19일까지 남서울미술관에서 '공중정원'을 개최한다.

'공중정원'은 고대 바빌론에 존재했다고 알려진 거대한 옥상 정원으로, 실제로 존재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당시 인간이 이뤄낸 가장 기적적인 건축물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에 자연에 대한 욕망의 산물이자 불가능에 가까운 세계를 짓고자 하는 예술의 오랜 열망이자 원동력과 연관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에 대한 모방과 자연 속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된 '정원'의 개념에서 출발해 독립된 하나의 세계로 존재하는 상징적 의미의 정원을 탐구한다.

작가 고휘와 김준, 양승원, 조이솝, 현남은 동시대 풍경과 세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방법론을 담고 있는 독립적 생태계를 선보인다.

고휘는 자연 현상이나 반응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소리를 지닌 개별 데이터를 만들고 이들이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존재하는 가상의 생태계를, 김준은 한국과 호주, 뉴질랜드 지역의 생태 환경을 탐사하며 수집한 시청각적 자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박제 및 복제하여 정교하게 배열하고 저장한다.

양승원은 자연을 상징화한 디지털 가공물을 고산수 정원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설치해 지속적으로 천착해 온 실재와 가상의 경계에 대한 사유를 드러내고, 조이솝은 검은 꽃과 동물, 돌을 닮은 형상 등으로 구성된 조형작업을 통해 퀴어라는 소수자 정체성을 지닌 작가의 심리적 풍경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현남은 자연 풍경을 축소해 꾸미는 '축경' 개념에 착안해 이 시대의 풍경을 조각에 담아낸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제작된 말레비치의 건축적 조형물 '아키텍톤'(Arkhitekton)을 재해석한 '노케티크라'(Notketihkra) 시리즈를 중심으로 산업적 재료를 사용하여 동시대 풍경을 압축적으로 선보인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자연 속을 소요하고 정원을 산책하듯,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풍경을 반영하는 '공중정원'을 거닐며 일상에서 쉽게 인지하지 못한 미세한 감각들을 새롭게 발견하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무료 관람.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