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 손흥민, 이주의 팀 ‘2관왕’ 달성…BBC 이어 EPL 이주의 팀에도 선정!
[포포투=김환]
손흥민이 이주의 팀 2관왕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저조한 활약으로 아쉬움을 샀다. 직전 시즌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가 컸지만, 손흥민의 골 침묵은 꽤나 오랜 기간 이어졌다. 체력적인 부침과 월드컵을 앞두고 당한 안와골절 부상 등이 이유로 지적됐지만, 시즌이 끝난 뒤 손흥민이 시즌 내내 스포츠 탈장으로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그 이유가 공개됐다. 오히려 손흥민이 그 와중에 리그 10골을 달성한 게 대단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고 회복에 전념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이 떠난 이번 시즌부터 토트넘의 플레이 메이커로 변신하는 듯했으나, 번리전에서는 스트라이커로 출전해 연계는 물론 상대 골문을 노리는 역할을 맡았다.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한 마노르 솔로몬을 비롯해 메디슨, 쿨루셉스키 등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은 손흥민은 득점 본능을 발휘해 세 경기에서 터지지 않았던 득점을 터트리는 데 성공했다. 손흥민은 이번 라운드 활약에 힘입어 이주의 팀에 두 번 연속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4라운드 이주의 팀을 발표했다. EPL 이주의 팀은 EPL 최다 득점자 타이틀을 보유한 전설적인 공격수 출신 앨런 시어러가 선정했다. 현재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축구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시어러는 매주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 11명을 이주의 팀으로 선정해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먼저 시어러가 뽑은 공격진은 손흥민, 엘링 홀란드, 그리고 에반 퍼거슨이다. 손흥민과 홀란드, 퍼거슨 모두 4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먼저 해트트릭에 성공한 선수들은 손흥민과 홀란드였다. 두 선수들은 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경기에서 각각 번리, 풀럼을 상대로 세 골을 몰아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과 홀란드 모두 이번 시즌 첫 해트트릭이다.
두 선수들에 이어 퍼거슨이 바통을 받았다. 퍼거슨은 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터진 브라이튼의 세 골을 모두 만들어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퍼거슨은 이제 고작 18세, 시어러는 퍼거슨에 대해 “특별한 재능이다”라며 극찬을 남겼다.
네 명의 미드필더 자리에는 루카스 파케타, 데클런 라이스, 빌리 길모어, 그리고 제임스 메디슨이 선정됐다. 파케타는 루턴 타운과의 경기에서 90분을 소화하며 한 개의 도움을 올렸고, 도움 외에도 팀의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수행하며 웨스트햄이 승리를 거두는 데 힘을 보탰다. 라이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공을 가슴으로 받은 뒤 발리 슈팅을 시도, 맨유의 골망을 흔들며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렸다.
길모어는 퍼거슨의 한 골을 도왔고, 80여분간 브라이튼의 중원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메디슨은 번리와의 경기에서 토트넘 데뷔골을 터트린 것은 물론 이번 시즌 내내 그랬듯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시어러는 특히 파케타의 활약에 대해 “제로드 보웬의 득점을 돕는 멋진 크로스였다. 파케타는 경기장 위 다른 누구와도 다른 수준에 있었다”라며 극찬을 남겼다.
수비진은 조 고메스, 윌리 볼리, 조 워럴이 이름을 올렸다. 세 명 중 두 명이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이다. 노팅엄 선수들은 뛰어난 조직력을 앞세워 첼시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빅6 사냥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볼리와 워럴은 노팅엄의 후방을 든든하게 지켰고, 두 선수들의 활약 덕에 노팅엄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고메스도 팀의 클린 시트에 기여한 것은 마찬가지다. 고메스는 리버풀이 아스톤 빌라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는 동안 버질 반 다이크의 공백을 메우며 빌라의 공세를 막아냈다. 시어러는 “고메스의 플레이는 흠잡기가 어렵다. 인상적인 경기력이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골키퍼는 조던 픽포드다. 픽포드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자책골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선방을 무려 6회나 기록하는 등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비록 에버턴은 경기에서 2-2로 비겼지만, 시어러는 “자책골을 넣은 것은 아쉬우나 마지막에 보여준 두 번의 선방과 함께 놀라운 더블 세이브를 기록했다”라며 픽포드의 활약을 인정했다.
또한 시어러는 이주의 감독으로 토트넘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뽑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적인 전술 스타일을 앞세워 토트넘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트넘은 번리전에서도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인 끝에 5-2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 팬들의 반응도 당연히 좋다.
시어러가 뽑은 명단을 살펴보면 가레스 크룩이 선정한 ‘BBC’ 이주의 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크룩이 선정한 이주의 팀에는 길모어와 파케타, 볼리와 고메스 대신 마르틴 외데가르드(아스널), 도미닉 소보슬러이(리버풀), 커트 주마(웨스트햄), 그리고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이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변화가 없는 쪽은 공격진이다. 퍼거슨과 홀란드, 손흥민이 모두 해트트릭을 기록했기 때문에 누구 하나 빠질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세 선수들은 이번 라운드에서 나란히 해트트릭에 성공하며 EPL 공격수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세 선수들의 활약에 시즌 초반 득점 순위도 요동쳤다. 해트트릭에 앞서 이미 세 골을 기록했던 홀란드가 여섯 골로 득점 단독 1위에 올랐고, 퍼거슨이 이번 라운드가 끝나자 브라이언 음뵈모와 함께 네 골로 뒤를 이었다. 시즌 1, 2, 3호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단숨에 리그 득점 공동 4위까지 올라섰다. 손흥민과 함께 지금까지 리그에서 네 골을 기록한 선수들은 솔리 마치(브라이튼), 오드손 에두아르(크리스탈 팰리스), 보웬(웨스트햄), 타이워 아워니이(노팅엄)가 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 서는 모습은 앞으로도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선 세 경기에서 토트넘은 손흥민이 아닌 히샬리송을 스트라이커로 배치했지만, 히샬리송은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후반전에 교체되고는 했다. 그 때마다 히샬리송을 대신해 스트라이커 자리로 올라간 손흥민은 여러 면에서 히샬리송보다 더 나은 활약을 펼쳤다. 번리전에서 ‘손 톱(Son 톱)’에 대한 가능성을 확실하게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편 손흥민은 현재 웨일스로 이동해 9월 A매치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 6월 스포츠 탈장 수술 여파로 엘살바도르전에서 교체 투입됐던 손흥민은 9월에는 정상 컨디션 그 이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채로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9월 A매치 기간 동안 웨일스, 사우디 아라비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이어 국가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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