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출장 협조 지침' 유명무실…외교부, 국회 요구에 관행적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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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 참석을 둘러싼 논란에서 보듯, 국회 측에서 의전 지원을 요청하면 재외공관에서 협조하는 구조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윤 의원의 조총련 행사 참석이 지침에 규정된 공무국외여행의 7가지 정의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느냐는 언론 질의에 "국회사무처는 공문을 통해 윤 의원의 일본 방문 관련 협조를 요청해왔으며, 요청 범위 내에서 공항 출영에 한해 협조한 바 있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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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국회의원의 외국 방문 때 재외공관이 지원할 수 있는 조건과 범위 등을 명확히 규정한 지침을 9년여 전 마련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 참석을 둘러싼 논란에서 보듯, 국회 측에서 의전 지원을 요청하면 재외공관에서 협조하는 구조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윤 의원의 이번 방일은 자비로 이뤄진 출장이지만 국회사무처 차원에서 외교부에 협조를 요청해 주일 한국대사관이 공항에서 숙소까지 차량 지원을 했습니다.
국회사무처가 외교부에 보낸 공문에는 윤 의원이 조총련 관련 행사에 참석한다는 사실이 명기돼 있지 않았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총련 행사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지원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4년 7월부터 시행된 외교부 예규 '국회의원 공무국외여행시 재외공관 업무협조지침'(이하 지침)은 국회의원의 공무 출장 시에 재외공관이 '공식 일정에 한정해'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지침은 이전까지 있었던 '국회의원 해외여행시 예우에 관한 지침'을 개정한 것으로, 국회의원들의 사적 성격 방문까지 재외공관에서 지원할 수는 없다는 게 당시 개정의 취지였습니다.
지침은 재외공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회의원의 '공무국외여행'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도 7가지로 적시해뒀습니다.
국제회의 참석, 특별사절로서의 임무 수행, 국제기구·방문국 정부 또는 의회의 공식 초청에 따른 활동, 의원친선협회 등 의원외교단체의 상대국 방문, 국회 상임위원회의 소관 사항에 관한 해외 시찰, 그 밖에 국회의장이 인정하는 공적 해외활동, 외교부 장관의 요청으로 실시하는 의원외교활동 등입니다.
아울러 지침은 외교부가 의원의 출장 목적과 일정, 관할 재외공관의 여건 등을 감안해 지원 여부를 검토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 보듯 외교부는 국회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지원 지침에 맞는지 검증하기보다 관행에 따라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행정부가 입법부 요청에 일일이 검증 잣대를 들이대기 어렵기 때문으로 해석되지만, 결국 지침을 만든 취지가 퇴색하는 셈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윤 의원의 조총련 행사 참석이 지침에 규정된 공무국외여행의 7가지 정의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느냐는 언론 질의에 "국회사무처는 공문을 통해 윤 의원의 일본 방문 관련 협조를 요청해왔으며, 요청 범위 내에서 공항 출영에 한해 협조한 바 있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국회 사무처 또한 구체적인 의원외교 활동을 따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장호 국회 사무차장은 예결위에서 "국회의 공식 사업이 아니고 자비로 의원외교 활동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폭넓게 봐서 외교부에 편의 제공을 위한 협조공문을 보내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관행은 무소속 국회의원의 해외출장이 '사각지대'가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 운영위에서 "보통 당 소속일 경우에는 당대표에게 직인을 받아 허가를 받고 가는데 (윤 의원은) 무소속이어서 공백이 있었던 것 같다"며 "충실한 대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유명무실 상태인 외교부 지침을 준수하려는 노력이 국회와 외교부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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