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황인범, 클럽 레코드로 ‘세르비아 명문’ 즈베즈다 입단…4년 계약
[포포투=김환]
황인범이 츠르베나 즈베즈다에 입단했다.
즈베즈다는 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즈베즈다는 황인범과 4년 계약을 맺으며 황인범을 영입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즈베즈다는 “황인범은 1996년생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45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다. 수년 동안 한국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한 황인범은 4년 전 유럽으로 건너가 루빈 카잔과 계약을 맺었고, 루빈 카잔에서 38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했다. 그 후 올림피아코스로 이적한 뒤 40경기에서 5골을 터트렸다.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라며 황인범에 대해 설명했다.
황인범이 뛰게 될 즈베즈다는 세르비아의 명문 클럽이다. ‘레드 스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즈베즈다는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를 연고로 하며 유고슬라비아 시절부터 리그 최다 우승을 차지했고, 세르비아로 분리된 뒤에도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최다 우승에 빛나는 세르비아 리그 최고의 클럽으로 꼽히고 있다. 당장 즈베즈다는 2017-1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리그 6연패에 성공했다.
과거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다. 즈베즈다는 1990-91시즌 당시 결승전에서 올림피크 마르세유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 승리를 거두며 유럽 최정상에 올랐다. 비록 우승 이후 30년이 넘게 흘렀지만, 황인범이 UCL 우승까지 차지한 명문 구단에서 뛰게 된 것은 확실하다.
구단 출신 유명 선수로는 '프리킥의 달인'으로 유명했던 시니샤 미하일로비치가 있다. 아시아 선수는 과거 일본 국가대표로 뛰었던 스즈키 다카유키가 잠시나마 즈베즈다 소속으로 있었다.
황인범에게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즈베즈다가 꾸준히 UCL에 출전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즈베즈다가 토너먼트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는 건 무리가 있겠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매 시즌 UCL에 출전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요소다.
이적에 앞서 세르비아 매체 ‘Sportal’은 “즈베즈다가 엄청난 이적을 완료했다. 즈베즈다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가 마라카나에 도착했다”라고 전했다. 매체가 말한 즈베즈다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는 황인범을 지칭한다.
매체는 “황인범은 대한민국 대표로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고, 이번 이적으로 즈베즈다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선수가 됐다. 26세의 중앙 미드필더인 황인범은 지난해부터 올림피아코스에서 뛰었다.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에서 32경기를 뛴 올림피아코스의 주전이었다. 하지만 올림피아코스는 팀을 재구성하기로 결정했고, 황인범은 즈베즈다로 눈을 돌린 끝에 적절한 시기에 제안을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유력 매체인 ‘Sportime’ 역시 “끝났다. 올림피아코스는 황인범을 즈베즈다로 보냈다. 황인범은 선수에게 제안을 건넨 이탈리아로 갈 것처럼 보였지만, 올림피아코스는 황인범을 내보내지 않았다. 황인범은 팀에서 뛰길 원했지만 구단 경영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사이 즈베즈다는 황인범을 영입하기 위해 550만 유로(약 78억)를 제안했다. 올림피아코스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제 황인범의 이적료가 올림피아코스의 금고에 들어올 것이다”라며 황인범이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즈베즈다로 향한다고 보도했다.
대전 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출신인 황인범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통해 해외 무대를 처음 경험했다. 이후 러시아 리그의 명문인 루빈 카잔으로 이적해 뛰던 와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특별히 마련한 조항의 수혜를 받은 황인범은 FC서울에서 단기 임대 생활을 하며 유럽 재진출을 도모했고, 지난해 그리스 리그를 대표하는 클럽 중 하나인 올림피아코스 유니폼을 입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던 황인범이었지만, 최근에는 구단과 법정까지 가며 얼굴을 붉혔다. 계약 기간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린 탓이었다. 그리스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의하면 황인범은 1+2년 계약으로 받아들였지만, 올림피아코스는 기본 3년으로 확인했다. 때문에 올림피아코스는 황인범의 이적 요청을 수락하지 않았고, 결국 법정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그 사이 황인범은 여러 클럽들과 연결됐다. 프라이부르크,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등 복수의 독일 분데스리가 팀들은 물론 페네르바체, 갈라타사라이 등 튀르키예 클럽들도 언급됐다. 김민재의 전 소속팀인 나폴리도 있었고, 최근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이자 공격적인 스타일로 인기를 얻은 아탈란타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갑작스레 즈베즈다 이적설이 급물살을 탔고, 결국 황인범은 즈베즈다에 합류했다.
‘Sportal’은 “황인범은 즈베즈다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가 될 것이다. 우리가 보도한 것처럼 즈베즈다는 500만 유로(약 71억)의 이적료를 3년에 걸쳐 올림피아코스에 지급할 예정이다. 즈베즈다는 올림피아코스와 황인범이 다툼을 벌이는 와중 황인범 측에게 연락을 취했고, 올림피아코스와 타협했다. 즈베즈다는 올림피아코스에 500만 유로를 지불하고, 황인범은 즈베즈다와 4년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이것이 즈베즈다가 황인범을 영입한 과정이다. 그렇지 않다면 즈베즈다는 황인범과 같은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즈베즈다가 황인범을 영입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황인범은 아시아 최고의 선수다!”라며 황인범에 대한 칭찬도 남겼다.
황인범이 즈베즈다에 합류하면서 UCL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즈베즈다는 이번 시즌 UCL에서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조에 소속됐다. 황인범 역시 즈베즈다로 이적한다면 맨시티를 상대할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맨시티 외에도 즈베즈다는 RB 라이프치히(독일), 영 보이스(스위스)와 함께 G조에 편성됐다.
즈베즈다 이적은 황인범의 국가대표팀 커리어를 생각해도 좋은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황인범은 지난 시즌과는 달리 감독이 바뀐 뒤 올림피아코스에서 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번 시즌이 개막한 뒤에도 황인범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9월 A매치를 기다려야 했다. 국가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황인범은 곧 시작될 월드컵 예선과 내년 1월에 있을 카타르 아시안컵을 대비해 꾸준히 경기에 나서서 감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즈베즈다가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투자한 만큼, 황인범은 곧바로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인범은 웨일스에 소집된 다른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9월 A매치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A매치 기간 동안 웨일스, 사우디 아라비아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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