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시장개입에 8월 외환보유액 3개월만에 감소
미국 달러화 강세에다 추가적인 달러강세를 피하기 위해 국민연금에 달러를 빌려주면서 외환보유액이 3개월 만에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를 보면 8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83억달러로 7월 말(4218억달러)보다 35억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6월(4억7000만달러), 7월(3억5000만달러) 두 달 연속 늘어났다가 8월 감소세로 전환했다.
미 달러화지수가 7월 말 101.62에서 8월 말 103.16으로 1.5% 상승하면서 미국 달러로 환산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이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의 일부는 위안화, 엔화 등 비달러화에 투자되는데 달러화 강세가 되면 달러화로 환산한 가치가 하락한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를 완화하기 위해 당국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에 따라 달러를 내주면서 일시적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효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 올해 말까지 350억달러 한도의 외환스와프 거래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위해 필요한 달러를 외환보유액에서 350억달러까지 가져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다만 한은이 국민연금에 달러를 빌려준 만큼 일시적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790억3000만달러)은 25억달러 늘어났고,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특별인출권(SDR·150억5000만달러) 역시 2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외환보유액에서 현금에 해당하는 예치금은 148억4000만달러로 61억3000만달러 감소했고,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45억9000만달러)은 1억2000만달러 줄었다.
금의 경우에는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7월 말 기준 세계 8위로 전달과 변동이 없었다. 중국이 3조2043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537억달러)과 스위스(8839억달러), 인도(6058억달러), 러시아(5900억달러), 대만(566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269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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