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1년, 英 군주제 지지율 60%…18∼24세는 30%대, 세대차 극명

유고브 설문조사 결과

찰스 3세(오른쪽 세 번째) 등 영국 왕실 가족이 지난 6월 17일 런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에서 군주제 지지율이 60%에 달하지만 20세 전후에선 절반에 미달하는 등 세대 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서거 1년을 맞아 군주제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군주제가 영국에 좋다는 응답은 58%, 군주제가 지속해야 한다는 답변은 62%였다. 군주제에 관한 견해와는 별개로 찰스 3세가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59%가 그렇다고 답했고, 잘 못한다는 17%였다. 25%는 모른다에 체크했다.

이 결과들은 대관식 직전인 4월 말 조사 때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고 동시에 찰스 3세 국왕이 즉위한 지 1주년(9월 8일)을 앞두고 지난달 26∼28일 성인 202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군주제를 둘러싼 세대별 의견 차이는 컸다. 군주제가 영국에 좋다는 답변은 18∼24세는 30%로, 전체 평균의 절반이었고 65세 이상의 77%와는 차이가 훨씬 더 컸다. 군주제 지속에 관해서 18∼24세는 37%만 긍정적으로 답했는데 65세 이상에선 80%가 지지했다.

왕실의 경제적 가치에 관해서도 53%가 좋다고 봤는데 65세 이상에선 75%, 18∼24세에선 34%로 차이가 벌어졌다. 찰스 3세의 지난 1년에 관해서도 65세 이상은 76%가 좋은 평가를 내렸지만 18∼24세에선 비율이 34%로 떨어졌다. 이러다 보니 선출된 국가원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10년 전 조사 평균 17%에서 이번엔 26%로 올라왔다.

유고브가 진행해 온 여론조사를 보면 18∼24세는 2020년대에 들어와 군주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확 기울었다. 군주제 지속 찬성 의견은 2019년 10월 53%를 마지막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2021년 5월 조사에서는 2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군주제가 영국에 좋은가라는 질문에는 2015년 10월 18∼24세 61%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2022년 5월 조사에서는 24%로 떨어졌고, 이후 30% 안팎에 머물러 있다.

지역별로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 왕실 지지율이 잉글랜드보다 낮고, 잉글랜드에선 런던이 가장 낮았다. 왕실 관련 전문가 에드 오원스는 젊은 층의 낮은 지지는 왕실로선 확실히 우려할만한 일이며, 이 흐름을 되돌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오원스는 젊은 세대가 왕실과 관련해 느끼는 것은 감당하기 힘든 집값과 임금 증가율 정체, 학자금 대출 등의 문제로 인한 환멸감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이 자기들에게 좋지 않은데 왜 그 시스템의 중심인 기관을 좋아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