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은 아쉽고, 수비는 안 되고…트리플A 출루율 0.448 & ML 6시즌 생존의 미스터리

박승환 기자 2023. 9. 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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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니코 구드럼./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6시즌을 생존하고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까지 올랐던 것일까. 니코 구드럼(롯데 자이언츠)의 미스터리다.

지난 4월 단독 1위를 기록, 5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롯데는 6월 갑작스럽게 추락하기 시작했다. 롯데가 곤두박질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하지만 가장 표면적인 이유로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 외국인 선수들이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것이 컸다. 그 결과 롯데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처진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변화를 가졌다.

롯데가 가장 먼저 움직임을 가져간 것은 잭 렉스와 결별이었다. 렉스는 지나해 DJ 피터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56경기에 출전해 72안타 8홈런 34타점 32득점 타율 0.330 OPS 0.905의 성적을 거두며 희박하지만 롯데가 시즌 종료 시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놓고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그림을 만들었다.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였던 만큼 렉스와 재계약을 맺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롯데는 올해도 동행을 이어갔다. 하지만 렉스의 활약은 지난해와 분명 달랐다. 렉스는 시즌 내내 무릎 부상을 달고 뛰었는데, 경기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렉스는 외야수로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거듭 내비쳤고, 주자로서는 전력 질주를 하지 못했다. 게다가 방망이까지 차갑게 식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의 잭 렉스./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니코 구드럼./마이데일리

롯데는 렉스의 무릎이 호전되기를 바라며 시즌 중 2군으로 내려보내 회복기간을 부여했지만, 상태는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무릎이 완전히 낫기 위해서는 긴 휴식을 취하는 것만이 답이었는데,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롯데는 결국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칼'을 빼들었다. 렉스를 방출하고 니코 구드럼을 영입한 것.

구드럼을 향한 기대감은 분명 컸다. 구드럼은 지난 2017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몸담는 등 메이저리그에서만 6시즌을 뛴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선수. 빅리그에서는 선구안 등 공격력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던 구드럼이지만, 올해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의 성적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구드럼은 올해 보스턴 트리플A에서 65경기에 출전해 61안타 8홈런 36타점 49득점 타율 0.280으로 활약했다. 구드럼이 남긴 성적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출루율이었다. '안경'을 쓰기 시작한 구드럼은 65경기에서 출루율이 무려 0.448로 매우 뛰어났다. 무엇보다 '65경기'라는 결코 적지 않은 표본은 유의미했다.

게다가 구드럼은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0.226 OPS 0.688로 매우 실망스러운 타격 성적을 남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리그에서 6시즌을 뛸 수 있었던 것은 '수비력'의 뒷받침이 됐기 때문이다. 구드럼은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정도로 다재다능했다. 이러한 이유들로 롯데가 제대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선수를 영입한 것처럼 보였다. 물론 뚜껑을 열기 전까지.

롯데 자이언츠 니코 구드럼./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니코 구드럼./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니코 구드럼./마이데일리

같은 '야구'를 하지만 미국과 KBO리그는 분명 차이가 있다. 스트라이크존을 비롯해 투수들의 변화구 각도 등 적응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다. 하지만 130타석을 넘기면서 이제는 KBO리그에 적응을 끝내야 할 상황인데, 구드럼의 성적은 매우 실망스럽다. 4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구드럼의 시즌 타율은 0.271, 분명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OPS는 0.682에 불과하다. 31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개의 홈런도 치지 못한 까닭이다.

구드럼이 홈런 타자가 아니라는 것은 맞지만, 31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개의 아치도 그리지 못한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타율 또한 매우 높아 보이지만, 막상 '한 방'이 필요할 때 '해결사' 역할을 해내는 느낌은 분명 아니다. 공격력도 아쉬운데, 더 큰 문제는 수비력이다. 어떻게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을 생존하고, 2020년 아메리칸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됐는지 의문이 든다.

구드럼은 후반기 시작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기 시작했는데, 실책이 무려 9개로 리그 공동 21위에 랭크돼 있다. 풀타임 시즌을 치른다면 실책은 무려 41.8개 페이스. 올 시즌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 중인 김주원(NC 다이노스, 현재 26실책)이 풀타임 시즌을 치렀을 때(35실책)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송구는 물론 포구 등 다양한 장면에서 실책을 쏟아내는 중이다.

롯데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시즌 13차전 홈 맞대결에서 4-3으로 신승을 거뒀다. 4점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구드럼은 분명 팀에 보탬이 됐다. 하지만 수비 실책으로 팀의 승리를 날려먹을 뻔하기도 했다. 예상치 못했고, 거듭되는 아쉬운 모습에 롯데 관계자들 또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손을 맞잡은 구드럼의 영입은 현재로서는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홈런을 단 한 개도 치지 못하고,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2024시즌 구드럼의 롯데의 유니폼을 다시 입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 니코 구드럼./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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