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항암제 '엔허투' 사용하면 환자당 1.2억 경제편익"

송연주 기자 2023. 9. 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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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질병부담 연구 2건 약학회지 게재
환자1명 사망에 생산수명 15년·3.2억 손실
[서울=뉴시스] ADC 항암제 '엔허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차세대 항체-약물 결합체(ADC) 약물인 '엔허투'를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하면 기존 ADC 약제보다 환자 1인당 약 1억1899만원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따를 거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약학회 학술지 '약학회지'에 글로벌 제약회사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와 관련해, 전이성 유방암으로 인한 질병부담 연구 2건이 실렸다.

엔허투는 작년 9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유방암·위암 치료제로 허가받은 ADC 항암제다. 지난 5월 건강보험 급여를 위한 첫 관문인 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우선 지난달 31일 약학회지(67권 4호)에 실린 연구에서, 성균관대학교와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2007년 1월~2021년 5월 1세대 ADC 약물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제품명 캐싸일라)을 처방받은 HER2(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 2형·허투)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2212명의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기반으로 엔허투 사용 시의 무진행생존기간과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편익을 추산했다. 무진행생존기간이란 종양 진행 혹은 사망에 이르기까지 생존한 시간을 말한다.

2212명 환자 연령군은 3명 중 2명이 50세 이하였다.

연구팀은 국내 허투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건강보험 청구 자료에 엔허투 임상 데이터를 대입해서 트라스투주맙 엠탄신 또는 엔허투 사용 시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을 연령군별로 추정했다.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은 7.1개월(65세 이상)~12.5개월(30대)이었다. 엔허투는 23.4개월(65세 이상)~41.1개월(30대)로, 모든 연령에서 3배 이상 연장된 것으로 산출됐다.

이후 엔허투 사용에 따른 사회경제적 편익을 추산하기 위해 각 연령군에서 산출된 연장된 무진행생존기간을 유급노동시간 및 무급노동시간으로 변환했다.

그 결과 기존 약제 대비 추가적으로 연장된 엔허투의 무진행생존기간이 2212명에 불러올 수 있는 사회경제적 편익은 총 2614억원으로 추산됐다. 환자 1인당 평균 1억1899만원인 셈이다.

연구팀은 "서구와 달리 국내 유방암 환자들은 진단 연령이 낮으며, 84% 이상이 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65세 미만에 진단받는 점을 고려할 때 유방암으로 인한 환자 개인 및 사회경제적 부담은 상당하다"며 "생존기간을 현저히 연장시키는 치료제의 도입은 환자의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국가재정부담 및 사회경제적인 부담까지도 줄여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환자1명 사망에 생산수명 15년·3.2억 손실

이에 앞서 지난 6월30일 약학회지(67권 3호)에 실린 연구에서 성균관대 등 연구팀은 2011~2020년 10년간 허투 양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사망한 3576명의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토대로 이들의 조기 사망에 따른 수명과 생산성 손실을 잠재수명손실연수(YPLL), 잠재생산수명손실연수(YPPLL), 총 생산성손실비용(CPL)로 추산했다.

잠재수명손실연수는 사망한 환자의 기대수명에서 사망당시 나이를 차감했고, 잠재생산수명손실연수는 사망한 환자의 은퇴연령(65세)에서 사망 당시의 나이를 차감했다. 생산성손실비용은 산출된 잠재생산수명손실연수에 환자의 사망 당시 고용률과 연령·성별 특이적 임금을 곱했다.

10년간 총 3576건의 허투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조기 사망으로 인해 발생한 총 잠재수명손실연수는 12만8605년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망 환자 1명당 평균 약 36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총 잠재생산수명손실연수는 5만5608년으로 나타났다. 사망 환자 1명당 평균 약 15.6년이다. 허투 양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인한 10년간의 생산성손실비용은 인당 3억2000만원으로, 총 1조1388억원에 달했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40세~49세의 생산성손실비용은 5134억원으로, 연령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허투 양성 유방암 환자 1명 사망으로 기대여명 36년, 생산수명 15.6년, 생산성비용 약 3.2억원이 손실되는 셈이다.

연구팀은 "엔허투는 기존 약제 대비 무진행생존기간 및 전체생존기간의 연장을 나타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급여의약품 목록에 등재되지 않아 환자의 보편적인 사용까지는 간극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 등재를 통해 의료현장에서 널리 쓰일 수 있다면 향후 사망자수 감소에 기여할 것이다"며 "또 경제활동이 활발한 연령군에서의 사망자수가 높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잠재수명손실연수 및 잠재생산수명손실연수의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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