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인도·일본 등 불 붙는 달 탐사 경쟁…美는 '아르테미스' 전 밑작업 중?
러 '루나', 인 '찬드라얀', 일 'H2A' 등 도전 계속…나사는 'CLPS 계획' 추진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러시아, 인도, 일본 등 국제사회의 '달 탐사' 러시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전통 우주 강국인 미국은 비교적 조용한 상황이다. 미국은 오는 2024~2025년 인류의 달 복귀를 위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앞두고 민간 기업 위탁, 국제 협력 등을 통해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우주업체 인튜이티브 머신즈의 무인 달 착륙선 노바-C(Nova-C)가 내년 중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달을 향한다. 노바-C에는 우리나라 연구진이 만든 과학 탑재체인 달 우주환경 모니터(LUSEM·루셈)이 장착될 예정이다.
인류 최초 달 남극 착륙선 등극한 인도 '찬드라얀 3호'…일본도 5번째 달 착륙국 도전
2025년 인간의 달 복귀 꿈꾸는 미국…민간 달 탐사 지원하며 기술 테스트부터
당초 루나-25는 지난달 21일 달 남극에 착륙해 약 1년 간 달 자원 탐사 및 내부 구조 파악 임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착륙을 이틀 앞두고 기체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궤도를 이탈해 달에 추락, 파괴됐다.
루나-25에 이어 달 남극 착륙을 노렸던 인도의 찬드라얀 3호는 무사히 달에 도달하면서 인류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찬드라얀 3호는 지난달 23일 달 남극에 있는 만지누스C와 심펠리우스N 크레이터 사이에 착륙하고 달 탐사 임무를 수행했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에 따르면 찬드라얀 3호에 실려 달에 도달한 달 탐사 로버 프라그얀은 3일부터 전원을 끄고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 프라그얀은 태양전지로 작동하는데, 달의 남극 지역에 밤이 찾아와 전원을 확보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ISRO는 다시 낮이 찾아오는 오는 22일부터 프라그얀의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신형 로켓 'H3'의 발사에 실패했던 일본도 달 착륙 재도전에 나선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H2A 로켓 47호기 발사를 계획 중이다. 당초 JAXA는 지난달 27일 H2A 로켓을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강풍 등 기상 문제로 인해 발사를 연기한 상태다.
JAXA의 로켓에는 소형 달 탐사선인 슬림(SLIM)과 구리즘(XRISM) 천문위성이 탑재됐다. 이달 중 발사 재도전에 성공할 경우 슬림은 내년 1~2월께 달에 착륙할 전망이다. JAXA는 슬림을 지름 300m의 소형 분화구인 시올리 크레이터의 중심 약 100㎡ 내에 정확히 착륙시켜 달 연착륙 기술을 시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이 슬림의 달 착륙에 성공할 경우 러시아(소련),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5번째 달 착륙 국가로 거듭나게 된다.
이처럼 20세기에 이어 인류의 달 탐사에 다시금 가속이 붙는 가운데 '아폴로 계획'의 미국은 지난해 아르테미스 1호 임무의 성공 이후 비교적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1월16일 아르테미스 1호 로켓을 발사했다. 아르테미스 1호에 실렸던 오리온 달 탐사선은 25일 간의 달 탐사 여행을 마치고 12월11일 오전 9시40분께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인근 태평양 해상에 착수하며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아르테미스 1호 계획의 중심인 오리온에는 인체와 유사하게 만들어지고 각종 센서를 부착한 마네킹이 탑승했다. 향후 유인 달 탐사선이 향하게 될 달 궤도를 직접 진입해 우주선 선체의 성능을 검증하고, 장기간 우주 비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다는 목적이었다.
나사는 오는 2024년 아르테미스 2호, 2025년 아르테미스 3호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아르테미스 2호 계획에서는 마네킹이 아니라 실제 사람 4명을 우주선에 태워 달 궤도 유인 비행을 시도하고, 3호 계획에서는 여성과 유색인종 등으로 구성된 우주비행사들이 직접 달 남극에 착륙하게 된다.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3년 만에 인류가 달을 다시 밟게 한다는 목표다.
현재 나사는 이같은 '큰 그림'을 위해 밑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아르테미스의 하위 계획인 CLPS(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 계획을 통해 달 과학 탐사, 상업 개발 등과 관련된 탑재체를 실은 무인 달착륙선을 매년 발사한다는 것이다.
CLPS 계획에서 나사는 사업 기획 및 관리만 담당하고 입찰을 통해 선정된 민간기업이 착륙선의 개발, 발사, 착륙, 운영을 모두 전담하게 된다. 지난 2022년부터 본격화된 CLPS 계획은 오는 2028년까지 누적 계약 규모가 26억 달러(약 3조428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나사는 "CLPS 계획을 통한 상업적 발사는 향후 나사가 달을 탐사하고 유인 임무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과학 실험 및 기술 테스트를 입증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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