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양종희·김병호, '포스트 윤종규' KB금융 이끌 적임자는?

이남의 기자 2023. 9. 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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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금융지주 지배구조 혁신, 장기 집권 시대 저문다②] 내부출신 격돌에 무게… 영업통vs전략통

[편집자주]금융그룹 지배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업계 맏형'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지배구조 변화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금융그룹 수장의 장기집권은 옛말이 됐고 새로운 리더십 문화가 뿌리 내리고 있다. 지난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을 시작으로 올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 회장 등이 새로운 수장에 올랐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김태오 DGB금융 회장 역시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러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기사 게재 순서
① '아름다운 퇴장' 윤종규 회장, 파벌 없애고 치밀한 M&A로 리딩금융 우뚝
② 허인·양종희·김병호, '포스트 윤종규' KB금융 이끌 적임자는?
③ 5대 금융지주 수장, 전부 새 얼굴로… 사법리스크에 불안한 김태오의 연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을 3인의 차기 회장 후보가 공개됐다. '내부출신'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과 '외부출신'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이다.

KB금융은 2018년 '최고경영자(CEO) 내부 후보자군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후계자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2020년 3연임에 성공한 이후 그룹 부회장직을 신설해 검증하는 등 승계를 준비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가운데 KB금융은 경영성과와 리더십 등 철저한 검증을 통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리딩뱅크 세운 허인vs전략통 양종희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는 내부출신 허인 부회장과 양종희 부회장이다. '영업통' 허인 부회장은 KB국민은행 첫 3연임 행장 기록을 보유했다. 행장 시절, 신한은행에 빼앗겼던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 점 등은 그의 강점이다.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2017년 2조1747억원에서 2018년 2조2592억원, 2019년 2조4391억원으로 성장했다. 2020년 순이익은 2조2982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허 행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당기순이익 2조5908억원으로 최대 이익을 경신했다.

디지털부문에서 성과도 두드러진다.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장 시절 KB금융지주 디지털혁신부문장을 겸직하며 그룹 디지털 전환(DT) 전략을 총괄했다. 특히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며 KB 모바일 인증서 출시, 디지털 창구 전환, 손으로 출금 서비스 등을 선뵀다.

KB금융의 혁신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MVNO(알뜰폰) 사업, '리브엠(Liiv M)'도 허 부회장의 작품이다. 2019년 10월말 국민은행의 리브엠 출시 행사에는 윤종규 회장과 KB금융 계열사 대표들이 총출동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허 부회장이 주도한 캄보디아 소액대출기관인 프라삭,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등 해외사업도 자리잡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은 2021년부터 올 5월까지 총 1조1025억원을 부코핀에 추가 투자했고 개선 작업을 한 끝에 올 상반기 84억원의 흑자를 냈다. 경남 진주 출생, 대구고를 졸업한 허 부회장은 대표 TK인사로 꼽힌다. 서울대 법학과 80학번으로 같은 과 79학번인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이기도 하다.

허 부회장과 KB금융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양종희 부회장은 재무통이다. 윤 회장이 3연임을 확정한 후 부회장직을 부활할 때 가장 먼저 부회장으로 꼽은 인물이다.

양 부회장은 2014년 상무로 승진하면서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했고 KB금융의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기록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당시 양 부회장은 경쟁사를 따돌리고 인수 우선협상권을 따낸 당사자로 지목된다. 내부에선 높은 인수가격 문제 등으로 반발 여론이 있었으나 양 부회장이 밀어붙였다는 후문이 있다.

양 부회장은 5년간 대표이사로 KB손해보험을 이끌었고 손보업계 '빅4' 입지를 공고히 했다. KB손해보험은 출범 첫해인 2016년 당기순이익이 2958억원으로 전년 대비 70.2% 급증했다. 연 순이익은 1년 만에 20% 급등했다. 양 부회장은 현재 개인고객 부문과 자산관리(WM) 등 KB금융의 핵심부문을 대표하고 있다.


'다크호스' 김병호, '1961년생' 3인의 경쟁


외부출신 김병호 회장은 1961년생으로 2015년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지냈다. 2020년부터 국제금융공사(IFC) 한국사무소 고문을 지냈고 지난해 4월부터 호치민시개발(HD)은행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2020년 윤 회장 3연임 때 회장 후보에 포함됐으며 같은 해 말 은행연합회장 선임 때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해 말 신한금융지주 회장 레이스에서도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당시 숏리스트에 포함되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경쟁했다.
/사진=KB국민은행
금융권 안팎에선 다크호스 김 회장의 차기 회장 선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황영기, 어윤대, 임영록 등 외부출신이 KB금융 회장에 자리한 바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9년 만에 수장이 교체되는 만큼 안정적인 지배구조 구축, 경영승계 시스템을 이어갈 내부 후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난 수년간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세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 3인의 공통점은 은행권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은행맨이라는 것 외에도 1961년생, 62세 동갑이란 점이다. 윤 회장이 2014년 회장 취임 당시 59세였던 것을 감안하면 3살 많다. 경쟁사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62세)과 젊은 CEO 대열에 동참한다.

KB금융 차기 회장은 새 수장을 맞은 국내 금융지주와 함께 치열한 영업경쟁을 벌여야 한다. 지난해 3월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이 사령탑에 앉았고 올해 1월 이석준 농협금융회장, 3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리딩금융 왕좌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올 3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4조4046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8876억원)보다 9.88% 감소할 전망이다. 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이 올 3분기 1조3606억원으로 신한금융(1조2434억원)을 제치고 선두를 이어간다. 다만 4분기에는 신한금융이 8174억원의 순이익으로 KB금융(6927억원)보다 1247억원 앞설 것으로 추정됐다.

김경호 회추위 위원장은 "KB금융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최적의 적임자가 차기 회장에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오는 8일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이후 최종 후보자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되면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20일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한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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