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 달이나 남았는데...내려가는 3Q 실적 눈높이

김인경 2023. 9. 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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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Q 영업익 전망치 한 달간 1.8% 하향
中 부동산 리스크에 유가 상승까지…둔화 우려 확대
한국전력, 실적 기대 한 달 사이 14% '뚝'
2차전지도 수요둔화에 전망치 하향…"낙관보다 경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3분기(7~9월)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증권가에서는 기업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바쁘게 내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중국의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며 수출 경제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2584.55까지 오르며 약 한 달 만에 2600선 돌파를 준비하고 있지만, 실적 우려가 불거지면 지수의 상승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G2리스크에 유가 상승까지…낮아지는 눈높이

4일 퀀트와이즈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코스피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8% 하향한 49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코스피는 양호한 편이다. 코스닥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간 무려 15.5% 쪼그라들며 2조7000억원까지 내려왔다.

올해 초만 해도 시장은 우리 증시의 ‘상저하고(상반기 약세-하반기 강세)’를 기대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종료가 점점 지연되고 있는데다 지난달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로 부동산 리스크까지 불거졌다.

게다가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역시 오름세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5.55달러에 거래되며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말과 견줘도 22.46% 상승한 수치다.

이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유틸리티의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유틸리티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만에 18.2% 쪼그라들었다. 한 달 전만 해도 한국전력(015760)의 3분기 영업이익 기대치는 1조8529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조5922억원으로 14.07% 줄었다.

7월 전력거래소 평균 정산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145.6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들어 가장 낮았던 지난 5월(118원)에 비하면 23.3% 상승한 수준이다. 평균 정산단가는 한국전력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전기를 살 때 적용하는 도매시장 가격으로, 이 가격이 오르면 한국전력에 남는 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국전력이 이번 분기 10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은 유효하지만, 그 수준을 소폭 낮춰야 한다는 얘기다.

소프트웨어 업종의 3분기 전망치도 17.0% 줄었다. 게임주의 부진 탓이다. 특히 위메이드(112040)의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한 달 전 87억원에서 259억원까지 커졌고, 컴투스의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한 달 만에 140억원에서 41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게임 시장 약세, 글로벌 경쟁력 저하, 신작 공백 등 개별 국내 기업의 문제만 해결한다면 게임 시장 반등의 수혜를 볼 수 있지만 아직은 뚜렷한 해결책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위안은 반도체…“낙관보다 경계”

상반기 증시를 이끌며 주도주 역할을 한 2차전지주도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 에코프로비엠(247540)(1550억→1129억원)과 엘앤에프(066970)(917억→496억원), 천보(278280)(82억→38억원) 모두 한 달 만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각각 27.16%, 45.91% 53.66%씩 줄었다. 그나마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 7155억원에서 현재 7102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인 게 위안일 정도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는 보조금 축소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부진하고 북미 지역에서는 주요 구매층이 얼리어답터(최신 기기를 먼저 쓰려고 하는 사람)에서 일반 대중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판매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3분기 주요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를 지탱하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사이 2조9373억원에서 2조9666억원으로 소폭 늘어났고 SK하이닉스(000660) 역시 한 달 전과 비슷한 수준인 1조7505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부터 진행한 메모리 반도체 감산 노력과 엔비디아발(發)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실적 전망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실적 레벨업 기대의 핵심은 반도체와 유틸리티인데, 반도체의 경우 전망치가 소폭 상향되고 있지만 유틸리티는 큰 폭의 하향 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다른 경기 민감주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 역시 아직 이른 상황으로 낙관보다는 경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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