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전시 중 우크라 국방장관 전격 교체

유태영 2023. 9. 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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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작전에 한창인 가운데 올렉시 레즈니코우(57) 국방부 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국방장관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레즈니코우는 550일 이상의 전면전을 겪었다"며 "나는 국방부가 새로운 접근법과, 군대 및 사회 전체와 다른 방식의 상호 작용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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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납품 비리 등 의혹… 결국 해임
“러시아와의 전쟁 새 접근법 필요”
후임에 野정치인 우메로우 지명

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작전에 한창인 가운데 올렉시 레즈니코우(57) 국방부 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국방장관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레즈니코우는 550일 이상의 전면전을 겪었다”며 “나는 국방부가 새로운 접근법과, 군대 및 사회 전체와 다른 방식의 상호 작용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레즈니코우(왼쪽), 우메로우
레즈니코우는 유창한 영어로 동맹국 고위 당국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쌓으며 무기·장비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왔지만, 각종 군 비리의 후폭풍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9억8600만달러(약 1조3000억원) 상당의 무기를 계약서에 명시된 날짜에 인도받지 못했고 계란, 콩 통조림, 방한 피복 납품 가격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밖에 구호물자 배분, 징병 등 각 부문에서 비리 사건이 터졌다.

이 과정에서 올해 1월 국방부 차관과 군수 책임자 등이 경질됐고 지난달에는 전국의 신병 징집 책임자들이 일제히 해임됐다. 비리에 직접 연루되지는 않았지만 레즈니코우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시임에도 ‘부패와의 싸움’에 고삐를 죄는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낮은 투명성이 서방의 지원을 받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일각에서는 부패한 우크라이나군에 군사 지원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주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 3명을 만나 전시 부패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개전 후 서둘러온 유럽연합(EU) 가입에도 부패가 최대 장벽이다. EU는 지난해 가입 후보국이 된 우크라이나에 부패 척결을 법치 등과 함께 요구하고 있으나, 국제투명성기구(TI)의 2022년 부패인식지수(CPI) 순위에서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180개국 중 116위로 유럽 국가 중에서는 러시아(137위)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군 지도부 쇄신 필요성도 장관 교체 이유로 꼽힌다. 레즈니코우의 후임으로는 루스템 우메로우(41) 국유자산기금 대표가 지명됐다. 그는 야당 소속임에도 흑해곡물협정, 전쟁포로 교환 등 협상에 관여하며 젤렌스키 정부와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다. 대러 저항운동에 앞장서 온 소수민족 크름 타타르인 출신이기도 하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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