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아 이후 끊긴 줄 알았는데..다시 살아나는 ‘전체 1순위 스타’ 명맥[슬로우볼]

안형준 2023. 9.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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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신인 선수는 구단의 장기적인 전력 구축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모든 구단들은 팀의 미래를 책임질 기둥들을 얻기 위해 신인드래프트에 사활을 건다. FA 시장에서 '검증된' 스타플레이어들을 큰 돈으로 영입하는 것도 전력 강화의 큰 방법이지만 모든 구단이 시장에 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 결국 전력을 구축하는 '기본'은 팀이 직접 뽑아서 키운 신인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대를 받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는 선수들이다. 그 해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천 명 이상의 선수들 중에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미래의 특급 스타'들이다. 이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 오르기 전부터 굉장한 주목을 받는다.

다만 전체 1순위 지명이 선수로서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역대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 중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는 단 두 명. 1987년 전체 1순위 지명자였던 켄 그리피 주니어와 1990년 지명자인 치퍼 존스다. 물론 둘 이상의 성과를 낸 알렉스 로드리게스(1993년 지명)가 있었지만 약물 의혹으로 얼룩졌다.

물론 실패보다는 성공 사례가 많다. '명예의 전당 급' 선수는 드물었지만 많은 '1순위 지명자'들이 스타로 활약했다. 은퇴한 조시 해밀턴(1999년), 아드리안 곤잘레스(2000년), 조 마우어(2001년), 데이빗 프라이스(2007년) 등이 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였다. 이제 유니폼을 벗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009년)도 충분히 성공한 선수였다.

현역 중에서는 브라이스 하퍼(현 PHI, 2010 지명), 게릿 콜(현 NYY, 2011 지명), 카를로스 코레아(현 MIN, 2012 지명)가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다. 세 선수 모두 '특급 스타'로 팀을 대표하고 리그를 주도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코레아가 사실상 '성공한 마지막 1순위 지명자'로 꼽힐 정도로 최근에는 전체 1순위 지명자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2015년 전체 1순위 지명자인 댄스비 스완슨(현 CHC)은 대형 FA 계약을 맺은 스타플레이어지만 앞선 세 선수와 커리어 차이가 크다. 그나마 스완슨은 이후 선수들에 비하면 성공사례였다.

올시즌에는 이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전체 1순위 지명자들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이하 기록 9/4 기준).

2016년 지명자인 미키 모니악은 가장 실패한 1순위 지명자 중 하나였다. 2020년에야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정도로 성장이 느렸고 그나마도 부진했다. 필라델피아에 지명된 모니악은 2022시즌 중반까지 빅리그에서 47경기 .129/.214/.172 1홈런 5타점의 처참한 성적만을 썼다. 그리고 지난시즌 도중 에인절스로 트레이드 됐다. 모니악은 에인절스 이적 후 달라졌고 올시즌에는 81경기 .278/.306/.492 13홈런 41타점 6도루를 기록하며 조금씩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2017년 지명자 로이스 루이스(MIN)는 건강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2021년 빅리그 데뷔가 예상됐지만 십자인대 수술을 받았고 2022시즌에야 데뷔했다. 지난해 12경기에서 .300/.317/.550 2홈런 5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무릎 부상을 당한 루이스는 올시즌 중반에야 돌아왔다. 비록 또 사근 부상을 겪었지만 루이스는 올시즌 43경기에서 .307/.354/.521 10홈런 33타점 4도루를 기록하며 '빅리그에서도 통하는 기량'을 갖췄음을 보이고 있다.

2018년 1순위 지명자인 케이시 마이즈(DET)는 토미존 수술에서 재활 중. 마이즈는 2021시즌 150.1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해 가능성을 보였다. 복귀 후 디트로이트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2019년 지명자는 코레아(혹은 스완슨) 이후 끊긴 '1순위 스타'의 명맥을 다시 이은 선수였다. 바로 볼티모어의 주전 포수 애들리 러치맨이다. 지난해 데뷔한 러치맨은 113경기에서 .254/.362/.445 13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올시즌에는 포수와 지명타자로 나서며 리드오프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신인왕 2위였던 러치맨은 볼티모어의 전환점이 된 선수. 지난시즌 초반 부진하던 볼티모어는 러치맨이 데뷔해 빅리그 적응을 마친 시점부터 분위기가 180도 반전됐고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티켓을 두고 경쟁했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2020년 1순위 지명자 스펜서 토켈슨은 지난해 큰 기대를 받고 데뷔했다. 하지만 110경기에서 .203/.285/.319 8홈런 28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정교함과 장타력, 선구안 등 어느 하나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올시즌에도 팀의 주전 1루수이자 중심타선을 맡은 토켈슨은 135경기에서 .230/.317/.441 25홈런 72타점을 기록하며 점차 거포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2021년 1순위 지명자인 헨리 데이비스는 올시즌 빅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포수와 외야수를 겸하는 데이비스는 51경기에 출전해 .213/.306/.339 5홈런 18타점 3도루를 기록한 뒤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다. 부진한 수치지만 데뷔 첫 10경기에서 .351/.415/.487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올시즌 경험으로 내년에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볼티모어가 러치맨 이후 3년만에 다시 지명한 1순위 지명자인 잭슨 할러데이는 승승장구 중이다. 2003년생 어린 유격수인 할러데이는 벌써 마이너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지난해 8경기만에 루키리그를 통과한 할러데이는 올시즌을 싱글A에서 시작했고 싱글A와 상위 싱글A까지 타율 3할, OPS 0.900 이상의 성적으로 통과했다. 더블A 무대에서도 36경기 .338/.421/.507 3홈런 15타점을 기록한 할러데이는 곧 트리플A에 오를 전망이다. 올시즌 싱글A와 더블A에서 기록한 성적은 107경기 .333/.451/.517 10홈런 66타점 23도루. 오는 12월 20세가 되는 할러데이를 어쩌면 내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할러데이는 은퇴한 스타 맷 할러데이의 아들이다.

지난 7월 진행된 2023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오타니 키즈'를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루이지애나 주립대 출신 2002년생 투수 폴 스킨스는 평균 구속이 시속 100마일에 가까운 엄청난 공을 던지는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대학리그에서 뛰어난 타격도 선보인 '투타겸업' 선수였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오타니 쇼헤이(LAA)의 투타겸업을 직접 보며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진 스킨스는 프로 입단 후에는 아직 마운드에만 오르고 있다. 스킨스는 루키리그와 싱글A를 '초고속'으로 통과한 뒤 최근 더블A 무대에 올랐지만 더블A 데뷔전에서 부진했다.

특급 신인들의 활약은 리그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포스트시즌에 도전하는 팀들 뿐 아니라 전력상 가을을 바라보기 쉽지 않은 팀들의 팬들도 특급 기대주들의 활약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다. 스킨스의 더블A 데뷔전을 보기 위해 피츠버그 더블A 알투나 커브의 홈구장에는 구장 개장 후 역대 최다 관중이 입장했다. 특급 기대주의 활약은 리그의 흥행과도 직결된다.

그간의 '암흑기'를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전체 1순위 지명자들이 과연 남은 시즌, 내년 시즌에 어떤 맹활약으로 리그를 달굴지 주목된다.(자료사진=잭슨 할러데이)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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