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정년 맞춰 연금 탄다…韓 '소득공백' 막을 해법은

강주헌 기자 2023. 9. 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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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인구 감소와 평균연령 증가로 인한 연금 고갈 등 고령자 고용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노조가 강력하게 정년연장을 요구한다.

기업은 고령자 고용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년연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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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정년연장의 딜레마⑤-고령자 고용 증가세…선진국은 정년·연금개시 모두 늦춰
[편집자주] 생산인구 감소와 평균연령 증가로 인한 연금 고갈 등 고령자 고용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노조가 강력하게 정년연장을 요구한다. 기업은 고령자 고용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년연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양 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근로자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할 수 있느냐다. 단순히 기업과 노동자만의 갈등으로 바라만 봐서는 해결은 요원하다. 연금개혁 문제도 얽힌 고차방정식이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또한 필수 과제다.

근로자의 정년연장 요구의 배경엔 '소득 크레바스'(Income Crevasse)가 있다. 현재 법정 정년인 만 60세에 퇴직할 경우 직장에서 은퇴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이다. 올해 63세인 국민연금 수령 연령은 5년에 한살씩 높아져 2028년 64세, 2033년에는 65세가 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소득 공백이 5년간 발생한다.

이때문에 일하는 고령자의 숫자는 늘었다. 60~64세 취업자는 2011년 127만명에서 2021년 241만명으로 늘었다. 전체 취업자 중 이들의 비율은 5.18%에서 8.85%로 높아졌다. 다만 한국노총 조사에 따르면 재고용시 계약직과 촉탁직 형태의 비정규직으로 고용되는 비율이 86.2%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고령자의 안정적 고용이 필요하다는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문제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폭증하는 데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에서 근속 연수 30년차는 1년차 신입 대비 2.95배의 임금을 받았다. 기업의 부담만 늘어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과도한 부담으로 대외 경쟁력을 잃으면 임금이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임금체계 개편과 재고용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아울러 정년연장과 연금개혁을 연계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해외에서는 정년과 연금개시연령을 맞추되 시점을 늦추는 방법을 사용 중이다. 스웨덴은 노사정이 10년을 꾸준히 논의해 올해부터 정년과 연금개시연령을 모두 67세로 늘렸다. 독일도 모두 67세로 올리기로 했고 일본은 65세 고용을 의무화하고 연금개시연령을 65~75세 중 택하게 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자문기구인 국민연금재정계산위원회는 지난 1일 공청회에서 수급개시연령이 65세에서 68세로 늦추는 방안을 공개했다. 아울러 현재 59세인 국민연금 가입 상한도 단계적으로 높이고 정년연장 등 노동제도도 함께 개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 국민연금은 2041년 적자 전환하고 2055년이면 적립금이 완전히 고갈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연금개혁과 노동개혁을 따로 보지 말고 두가지를 함께 논의해 타협의 지점을 찾아야 한다"며 "정년연장만 얘기하면 관철되기 어렵지만 이와 함께 연금수급 시점 개시도 동시에 늦추는 방안이 함께 논의된다면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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