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유기농 사줘야지"…추석선물 보는 눈 달라졌다

김민우 기자 2023. 9. 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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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 선물의 주요 키워드는 '가치소비'다.

'가치소비'란 제품을 살 때 품질이나 디자인, 가격뿐 아니라, 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지는 않았는지와 같은 본인의 신념을 최우선으로 놓고 소비를 결정하는 행태를 말한다.

이마트는 올해 추석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결과 가치소비 대표 상품인 '저탄소인증 사과/배 세트'가 과일 상품 내 5위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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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유기농제품 매출 훨훨
대형마트·백화점 상품 다양화
이마트에서 올 추석에 내놓은 '가치소비' 대표 선물 세트/사진제공=이마트


'친환경' '무농약' '유기농' '저탄소'

올해 추석 선물의 주요 키워드는 '가치소비'다. '가치소비'란 제품을 살 때 품질이나 디자인, 가격뿐 아니라, 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지는 않았는지와 같은 본인의 신념을 최우선으로 놓고 소비를 결정하는 행태를 말한다.

이런 가치소비가 트렌드를 넘어 주류로 자리 잡자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저마다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실현 욕구를 충족시켜줄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추석을 맞아 '가치소비'를 내건 저탄소 과일세트 물량을 작년 추석 대비 20% 늘렸다. 기존에는 저탄소 과일세트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유기농 견과, 유기농 조미료 세트 등과 같이 상품도 다양화 했다.

유기농 가공세트는 2021년까지만 해도 큰 매출 변화가 없었지만, 지난해 추석과 올 설에는 각각 전년 같은 명절 대비 30%대 높은 신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 중심이었던 친환경 트렌드가 조미료 등 가공식품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일반 한우 대비 배출되는 탄소를 65%가량 저감시킨 '저탄소 한우'를 비롯해 '경북 김천/경산 샤인 머스캣', '경북 의성 아오리 사과', '경북 청도 복숭아' 등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저탄소 인증'을 받은 '저탄소 농산품'을 내놨다.

현대백화점도 저탄소 한우와 함께 동물복지축산 농장 인증을 받은 유기농 한우세트를 선보였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일반 한우 대비 2.8배 넓은 사육 면적과 소 전용 운동장을 마련해야 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갖춰야 한다.

'저탄소' '친환경'과 같은 키워드가 붙은 상품은 가격이 일반 상품보다 비싸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이마트는 올해 추석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결과 가치소비 대표 상품인 '저탄소인증 사과/배 세트'가 과일 상품 내 5위권에 올랐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실시한 '저탄소 한우' 판촉행사에서는 준비한 물량 10.8톤이 일주일 만에 모두 판매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준비된 10.8톤의 물량을 환산하면 3만 2400그루의 소나무를 새로 심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치소비가 확산하면서 포장방식도 변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과일 내부 포장을 플라스틱 소재에서 종이로 모두 교체했다. 선물박스 외부도 재활용을 위해 코팅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스팩은 고분자 폴리머에서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물/전분으로 바꾼다. 축산 보랭 가방은 가져오면 5000원(냉동 가방은 2000원) 환급해주는 캠페인도 실시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추석에 '저탄소 한우'를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로 제작된 보랭 가방에 담아 판매하고 회수 캠페인을 진행한다. 자원순환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설에 회수한 보랭백과 사용한 현수막으로 파우치와 피크닉 매트, 보틀백 등을 제작해 감사품으로도 활용한다. 동원F&B는 국내 식품기업 중 처음으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선물세트를 내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예나 지금이나 선물은 소중한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인 만큼 비싸더라도 품질도 좋고 가치도 높은 선물이 각광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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