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막차래" 주담대 또 늘었다…'총량규제'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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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네 달 연속 증가한 가운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3조4000억원 넘게 취급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가계대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꼽으면서 제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네 달 연속 증가폭을 키우고 있는 가계대출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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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네달 연속↑, 서울 주요지역 집값 전고점 근접
당국 긴장모드…일각선 대출증가율 관리 부활 가능성도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네 달 연속 증가한 가운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3조4000억원 넘게 취급됐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줄어들지 않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총량 규제'가 부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중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3조42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조2811억원) 대비 2.6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시장 회복세와 함께 50년 주담대 상품을 규제한다는 소식으로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가계대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꼽으면서 제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주담대 납입 만기는 50년으로 유지하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시 적용하는 산정 만기를 40년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50년 주담대 판매를 중단하거나 연령 제한 조치를 진행했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 농협은행은 취급을 잠정 중단했고, 수협·대구·카카오뱅크는 만 34세 이하로 연령 제한을 도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50년 주담대를 중단한다는 소식이 나오고 이어 연달아 나이제한을 두는 은행이 생기면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수요가 더 늘어난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네 달 연속 증가폭을 키우고 있는 가계대출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전까지만 해도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이 전고점에 다가선 데다 향후 3~5년 안에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공급부족론'이 확산하면서 당국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 밀리면 끝이라는 위기감이 있다"며 "과거 정부에서도 집값 상승에 따라 가계대출이 확 늘었던 경험이 있다보니 지금 불씨부터 잘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가격은 15주 연속 오름세(한국부동산원)를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은 가격이 가장 높았던 2021년~2022년 대비 90% 가까이 회복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주택 인허가 물량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공급 물량이 30% 가량 줄었고 착공 물량도 54%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금융당국 일각에선 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 은행별로 연간 대출 증가율을 관리하는 '총량규제'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완화했고 올초에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자금을 풀면서 거래량이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의 반등 신호가 조금씩 오고 있었다"며 "결국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정책에 따라 움직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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