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세트에 부는 '가치소비' 바람
물건을 살 때 가격과 품질 외에 본인의 신념에 따른 의미가 투영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유통업계와 식품업계에서 '가치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소비 기류가 확산되면서 명절 선물세트에서도 친환경, 저탄소 등 가치가 담긴 상품군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4일 이마트에 따르면, 저탄소·유기농·무농약 등 가치소비 선물 세트 매출이 가치소비가 주목받기 시작한 지난 2021년부터 매 명절마다 10~20% 수준으로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마트의 올가닉 명절세트 매출은 지난 2021년 추석에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했고, 지난해 추석에는 같은 기간 16% 성장했다. 올해도 명절선물 사전예약 누적 매출 기준 가치소비 대표 세트인 '저탄소인증 사과·배 세트'가 과일 세트 내 5위권에 등극했다.
물건을 살 때 가격과 품질, 디자인 등 기본 요소 외에 의미를 고려하는 행위는 이미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지난해 롯데멤버스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전국 20~60대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3.5%는 가치소비 활동을 해봤다고 답했다.
지난 6월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20~60대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도 조사에서도 응답자 중 86.4%는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여기에 친환경과 같은 요소에 집중하는 모습은 기업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가치소비를 내건 선물세트가 대형마트·백화점·식품업계 등의 주된 관심사가 된 상황이다.
이마트는 저탄소 과일세트 물량을 지난 추석 대비 20%, 유기농 참기름·참깨 세트 물량을 30% 늘리고, 유럽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고급 천일염 등 신규 세트를 선보인다. 동물복지 캔햄, 식물성 원료를 활용한 캔햄·캔참치 세트도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에서는 한우 냉장선물세트를 PET 재활용 원단을 활용한 가방에 담아 판매하고, 친환경 ASC 인증을 받은 '자이언트 전복세트' 등을 선보인다. 올리브유 등 오일 3종을 전체 종이 패키지로 담은 롯데마트 단독 상품도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한우 선물세트 5종을 선보인다. 동물복지, 저탄소, 방목 사육, 무항생제 등 자연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축산 환경에서 사육해, 건강한 육식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도 바이어가 엄선한 프리미엄 선물세트부터 가치소비와 관련된 친환경 선물세트, 와인 세트 등 고급 상품을 준비했다. 갤러리아 백화점도 가치소비 선물 세트로 △저탄소 과일 세트 △비건 앤드 에코 프렌들리 세제 세트 △업사이클링 세트를 선보인다.
가공식품 선물세트에도 가치소비 바람이 불고 있다. 동원F&B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선물세트 트레이를에 화학적으로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적용하기로 했다.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추출한 'Cr-PP(Chemical Recycled PP)가 적용돼 플라스틱 생산을 줄일 수 있다.
또 100% 종이로 만든 '올 페이퍼 패키지'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레스 플라스틱' 선물세트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대상 청정원도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쇼핑백에 사용하던 부직포 소재를 전량 종이로 대체한 데 이어, 올해는 업계 최초로 종이 포장재를 제품 형태에 맞춰 압축 성형하는 '펄프 프레스' 기술을 대표 선물세트에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는 이제 유행 차원을 넘어 일반적인 소비 패턴으로 나아가는 상황"이라며 "특히, 선물로 마음을 전하는 데 특별한 의미를 담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새로운 선물세트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은 더 가팔라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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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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