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 "'어떻게 개그맨 됐냐' 욕먹기도…포기않고 버텼다"[일문일답]

이창환 기자 2023. 9. 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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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박사 챌린지, 국내 물론 해외서도 인기
"일본 클럽에서도 음악 나온다고 알려줘"
"그만해야 하나 고민도…버텨서 빛 봤다"
"관심받을 수 있는 '번호표' 모두 있을 것"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크리에이터 조주봉(개그맨 조훈)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메타코미디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9.03.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홍박사 챌린지' 흥행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조훈(29)은 자신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다가 취객으로 오해를 받을 뻔한 일화를 소개했다.

조훈은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메타코미디에서 진행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흥행을 체감한 부분이 있나'라는 물음에 "기억에 남는 게 경포대 해수욕장을 놀러 갔었는데 디제잉도 하면서 노시더라"라며 "가봤더니 '홍박사를 아세요'를 들으면서 (많은 분들이) 즐기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때 제가 분장을 안 하고 또 밤이었는데, 일단 (무대) 앞에서 춤을 췄다. 그랬더니 이제 취객인 줄 알고 못 본 척하시더라"라며 "끝까지 추고 '제 노래 틀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더니 마치 '취한 사람이 뭐 하는 거야'라는 식으로 쳐다보셨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깜깜해서 잘 모르시다가 제가 이마를 들면서 '이거 저예요'라고 말씀드리니 많이 좋아해 주셨다"고 말했다.

수많은 인플루언서가 동참하면서 빠른 흥행에 성공한 홍박사 챌린지는 국외로까지 콘텐츠가 퍼져나간 상황이다.

조훈은 "얼마 전에 '일본 클럽에서 홍박사 음악이 나와요' 하면서 영상으로 찍어서 보내시는 분들도 있다"며 "유명한 인플루언서분들이 제가 요청하지 않아도 이렇게 따라 해 주셨을 때, 그리고 '홍박사고 XX이고' 이런 부가적인 밈이 나왔을 때 (체감한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공채 개그맨으로 합격했지만, 무대에 선 경험은 많지 않았다는 그는 '어떻게 개그맨이 됐냐'는 꾸짖음을 받은 적도 있다.

조훈은 "바닥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텼더니 그래도 이렇게 작게나마 빛을 (발한 거 같다.) 다음 것도 잘 해내야 이 빛이 유지되겠지만, '이런 기회가 올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메타코미디클럽에서도 한 3~4개월은 욕을 많이 들어서 '그만해야 되나' 이런 자질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회사도 좋고 제 주변 사람들한테도 감사한 게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를 잘 해주셨다. 제가 저를 잘 못 믿었었던 상황에서 계속 이렇게 그래도 '뻔상'으로 잘 버티고 있다 보니까 이런 기회가 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사람들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번호표' '순번'를 다 쥐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크리에이터 조주봉(개그맨 조훈)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메타코미디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9.03. kch0523@newsis.com

다음은 조훈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하신 계기가 무엇인가.
"웃찾사가 폐지되고 다른 방송 쪽도 준비를 해보다가 그게 좀 잘 안 돼서 동기였던 (이)선민이 형이랑 같이 극장 생활을 하다가 나오게 됐다. 다들 유튜브를 하길래 유튜브 쪽으로도 우리 개그를 한번 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다."

-원래 두 분이 개그 코드가 비슷한 편인가.
"막내 개그맨일 때부터 코너도 같이 많이 올리고 개그감이 좀 비슷하고, 제가 선민이형을 되게 좋아한다. 그 형이 개그를 잘하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좀 인기가 많았던 개그맨들 중에 개그맨이었어서 제가 먼저 같이하자고 했다. '면상들'이라는 채널로 처음에 시작했고 그다음에 실험 카메라 위주로 하다가 저희가 좋아하는 개그를 한번 해보자고 해서 만든 게 'The면상'이다."

-해외에서도 홍박사 챌린지를 하던데 보신 적 있나.
"제 복장을 (입고)하는지는 모르겠는데 해외에서도 많이 하는 건 알고 있었다. 특히 일본에서 유명하신 인플루언서분들이 많이 따라 해 주신다. BTS 정국님과 임영웅님이 라이브 방송에서 언급해주신 적이 있다고 들었다."

-이렇게 흥행할 줄 예상하셨나.
"저는 사실 전혀 몰랐는데 음악이 좋아서 '혹시나' 하는 즐거운 상상은 하긴 했다. 처음에 목표를 크게 잡고 해야겠다 해서 '모든 사람들이 이 챌린지를 따라 할 수 있게끔 만들어 보자', '술집과 거리에서 이 노래가 울려 퍼지는 걸 꿈꾸자' 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최대치로의 목표가 딱 달성이 됐던 것 같다. 사실 그 정도 안 되더라도 만족했을 텐데 제 생각 이상으로도 이렇게 잘 되고 여기저기서 노래가 나오니까 되게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이대도 정말 유아부터 초등학생, 나이 좀 있으신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 다 따라 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 아이들은 어떤 의미인지 모르고 따라 할 것 같은데 그만큼 노래, 춤 자체가 중독성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흥행을 특히 체감한 부분을 꼽는다면.
"기억에 남는 게 제가 경포대 해수욕장을 놀러 갔었는데 바다에서 디제잉도 하고 막 이렇게 놀지 않나. 익숙한 노래가 나와서 가봤는데 '홍박사님을 아세요'를 들으면서 즐기고 있었다. 제가 그때 분장을 안 하고 또 밤이었는데 그 앞에서 일단 춤을 췄다. 약간 이제 취객인 줄 알고 살짝 (주변에서) 못 본 척하시더라. 그래서 끝까지 추고 나서 '제 노래 틀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는데 마치 '취한 사람이 뭐 하는 거야' 하는 식으로 쳐다보셨다. 깜깜해서 잘 몰랐다가 제가 이마를 까면서 '이거 저예요' 하니까 많이 좋아해 주셨다. 또 얼마 전에 '일본 클럽에서 이 음악이 나와요' 하시면서 영상으로 찍어서 보내시는 분들도 있다. 그리고 '홍박사고 XX이고' 이런 부가적인 밈이 나왔을 때도 이게 그만큼 효과가 있구나 (느낀다)."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다면 무엇인가.
"아무래도 '홍박사고 나발이고'가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 그분(고산입니다 채널)과 만나서 같이 술 마시면서 (장면도) 찍었는데 되게 조회수가 많이 나왔다. 그리고 저는 사실 우리나라만 생각을 하고 했는데 외국에서 따라 할 때를 보면 '아 이게 말의 의미를 떠나서 노래와 춤이 중독성이 있구나'라는 것에 감회가 새롭다."

-추가 음원 발매 계획은 없는지.
"다음 음원을 생각하고 있긴 하다. 이게 어떻게 보면 하나의 야한 '홍박사님을 아세요'라는 에피소드로 이번 음반이 나왔다면, 다음엔 제가 메타코미디클럽에서 했던 수위 높은 콘텐츠 내용을 가지고 음원을 만들 생각이다."

-'물 들어오기 전부터 노를 젓는다' 이런 반응들을 접하면 어떤가.
"처음에 '저거 물 안 들어오는데 노 젓고 있다'는 댓글에 엄청 '좋아요'가 눌리더라. 저는 사실 나쁘지 않은데 약간 기분이 애매하더라. 근데 나중에 반응이 뭔가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어떻게 보면 이 댓글도 '밈'이 됐다. '노를 젓다 보니 물이 들어왔다, 바다가 됐다' 이런 게 제일 기분이 좋다. 또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 '그만 나와라 내 채널에' '악플'이 많이 달렸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만큼 많이 알려지고 많이 나오니까 그만큼 유행이 돼서 이런 반응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크리에이터 조주봉(개그맨 조훈)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메타코미디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9.03. kch0523@newsis.com


-개그맨 활동 시절과 지금의 인지도는 확연히 차이가 있나.
"너무 다르다. 그때는 너무 힘들었었다. 누가 보면 저한테 개그맨에 붙었던 2016년도가 제일 행복하지 않았냐 하겠지만, 저는 사실 어떻게 보면 일찍 붙어서 되게 좋았는데 아무래도 붙고 나서 방송도 못하고 실력도 많이 꾸짖음도 당하고, '어떻게 개그맨 됐냐' 이런 얘기도 들으면서 좀 힘들었다. 방송을 해야만 돈을 벌 수 있으니까 금전적으로도 힘들었다. 방송을 거의 안 해봤고, 제가 메인인 건 한 번도 안 해봤다. 그래서 그 기간이 제 인생에서 정말 기억에 남을 정도로 힘들었었다. 그리고 이제 유튜브를 하면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개그맨일 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이 길거리에서 알아봐 주시는 모습이나, 약간의 팬분들이 생긴 것 같다. 홍박사 챌린지 하고 나서는 진짜 땅 보고 걸어도 알아봐 주시고 하니까 신기하다."

"회사에서 많이 도와 주시고 좋은 프로그램들 만들어 주시고, 특히 메타코미디클럽에서 저를 좀 더 알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결국 음원도 이제 회사랑 같이 만들어 낸 거다. 그래서 지금은 되게 어떻게 보면 행복하다."

-집안에서의 분위기도 달라졌나.
"집안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반찬이 달라졌다. 그리고 부모님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자랑 이런 것들이 많이 달라졌다."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여러 시도를 해보겠지만 만약 조주봉이 챌린지 쪽이 맞다면 계속 챌린지를 만들어 내는 캐릭터를 하고 싶고, 저희 채널 'The면상'에서는 또 새로운 롱폼 콘텐츠를 만들어서 '그런 기획도 잘한다'는 얘기도 듣고 싶다. 다른 캐릭터도 만들어 보고 싶고, 채널을 또 키우고 싶은 마음이 좀 있다. 외부 콘텐츠 섭외도 한번씩 들어오는데 거기서도 좀 잘 보여서 토크 쪽이나 콘텐츠 게스트로서도 좀 많이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예능 실력도 많이 키우고 싶다."

-차기 콘텐츠에 대한 부담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 그런데 어차피 제가 부담을 가지든 안 가지든 될 건 되고 안 될 건 안 되기 때문에. 일단 지금 기회로 인해 저라는 사람을 알려줬고 제가 다음 걸 하면 그래도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만큼 또 잘 준비해서 많은 분들들한테 웃음을 줄 수 있는 챌린지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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