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대선 가짜뉴스 뒤에도 정치 브로커와 검찰·KBS·MBC 있었나
대장동 핵심 업자인 김만배씨가 지난 대선 직전 가짜 뉴스를 만들어 정치 공작을 벌인 정황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한다. 2021년 9월 김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만나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모씨를 만나 커피를 타 주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허위 인터뷰를 했다. 그 뒤 김만배씨는 조씨에게 “내가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고 갈 것이니 너는 그냥 모른 척하고 있으면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당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 커피’를 내세워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게이트가 아니라 윤석열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그 주장의 근거가 모두 날조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만배씨는 신학림씨에게 가짜 뉴스를 제보한 후 1억6000여 만원을 주고, 조씨에게는 입단속을 시켰다. 그러나 조씨는 그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내가 만난 건 윤석열 검사가 아니라 박모 검사”라고 진술했다. 그런데도 당시 ‘문재인 검찰’은 이 진술을 듣고도 모른 척했다. 검찰이 가짜 뉴스 날조에 가담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TV 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왜 조모씨에게 커피를 타줬느냐”고 계속 질문해 가짜 뉴스를 기정사실화하려 했다. 대선 3일 전 김만배씨 인터뷰 녹음 파일을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보도했고, 이를 KBS, MBC 등이 받아썼다. MBC는 네 꼭지나 할애했다. 지금도 ‘대장동 사건은 윤석열 게이트’라는 황당한 말을 믿는 사람이 국민 40%에 이른다는 조사가 있는데, 그 근원이 여기에 있다.
대선 직전 가짜 뉴스를 퍼뜨려 승부를 뒤집으려고 공작한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씨가 이회창 후보 장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그때도 KBS는 대선 기간 중 9시 뉴스 대선 보도의 71%를 김대업 관련 내용으로 내보냈다. MBC도 비슷했다. 하지만 폭로한 녹음 테이프는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업 사기극에도 찬조 출연한 검사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낙선한 뒤였다.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 조작설’도 KBS와 MBC가 연일 의혹을 부풀리고 결국 특검까지 했지만 무혐의로 결론 났다. 나중에 다시 조사했지만 결론은 같았다.
대선 가짜 뉴스는 국민 모두를 속이는 국가적 사기다. 나중에 허위로 판명돼도 대선 결과를 뒤집을 방법이 없다. 거짓말 사기극을 벌여서라도 권력을 잡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공작이 지난 대선 때도 있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도 정치 브로커와 검찰, KBS, MBC 등 등장 기관들이 같다. 진실을 철저히 밝혀 한국 정치 최대 악습인 대선 가짜 뉴스가 반복되지 않도록 고리를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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