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웃겨주지… 추석 영화 ‘코미디 4파전’

신정선 기자 2023. 9. 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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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부진을 씻기 위한 추석 한국 영화들의 무기는 코미디다. 한가위 6일 연휴를 노리는 4편 중 3편이 웃음을 장착했다. 영화 ‘가문의 영광’ 6편이 21일 가장 먼저 치고 나선다. 나머지 3편은 한때 개봉일을 조정한다는 말이 나왔으나 27일 동시에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그래픽=이지원

◇‘천박사’, CJ의 ‘실패 마귀’ 퇴치할까

올여름에도 영화사 CJ ENM 주위에선 장탄식이 흘렀다. 한가위 반등이 없으면 ‘영화 명가(名家)’ 간판을 내려야 할 위기다. 회심의 카드는 강동원이 주연하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유튜브 퇴마 채널을 운영하는 가짜 퇴마사인 천박사가 진짜 마귀를 물리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가볍게 보기 좋은 코미디 활극으로 러닝타임도 98분으로 가뿐하다.

주연 강동원은 ‘전우치’(2009)’ ‘검사외전’(2016) 등 코미디에 강한 배우다. 다만 골든 슬럼버(2018), 인랑(2018), 브로커(2022) 등 최근작이 잇따라 기대에 못 미친 점은 불안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등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김성식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김 감독은 최근 제작 보고회에서 “‘천박사’에는 코미디, 액션, 미스터리, 활극, 판타지가 다 들어 있다”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1947 보스톤’ 유일하게 감동으로 승부

영화 ‘1947 보스톤’은 4편 중 유일하게 감동을 우직하게 내세운다. 1947년 최초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선수 서윤복(임시완), 감독 손기정(하정우)과 코치 남승룡(배성우)의 실화를 담았다.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4)로 ‘원조 쌍천만 감독’에 올랐던 강제규 감독이 연출했다. 픽션을 최소화하고 사실을 살리려 했다는 영화는 자칫 ‘국뽕’ 우려가 조심스레 제기된다. 애국심과 감동 사이 미묘한 줄타기가 2030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다.

올여름 ‘비공식작전’으로 만났던 하정우가 출연하면서 ‘또 하정우냐’는 말도 나온다. 하정우 탓이 아니다. 2020년 1월 촬영을 마쳤으나 코로나로 개봉이 미뤄지다 일정이 겹쳤다. 강 감독은 최근 제작 보고회에서 “혼란한 시기에 원대한 꿈을 펼친 세 마라토너의 열정과 희생은 힘들게 살아가는 관객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칸 기립 박수 12분, 추석까지 이어질까

배우 송강호에겐 “칸은 송강호의 집”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지난 5월 영화 ‘거미집’을 포함해 8번이나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덕분이다. 당시 12분 기립 박수를 받은 블랙 코미디 ‘거미집’은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영화감독이 촬영이 끝나고 돌아간 배우와 스태프를 다시 불러모으며 일어나는 소동을 보여준다. 욕망과 재능의 간극에서 허둥대는 감독 역을 맡은 송강호는 최근 제작 보고회에서 “유쾌하고 재밌고, 갈등과 탄성이 나오는 지점들이 똘똘 뭉쳐진 영화”라고 말했다. 오정세, 박정수, 장영남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칸의 호평이 흥행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은 지켜볼 부분이다. 지난해 송강호가 남우 주연상을 받았던 ‘브로커’와 박찬욱의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은 비평과 별개로 200만명에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11년 만에 돌아온 ‘가문의 영광’ 6편

2002년 1편이 나온 코미디 프랜차이즈 ‘가문의 영광’ 6편이 11년 만에 돌아온다. 500만명을 웃긴 1편 이후 2~4편은 차츰 관객이 줄어들다 5편은 웃음보다 비웃음이 많아지며 116만명으로 마쳤다. 기어이 돌아온 6편의 목표는 예고편에 등장한 한마디로 설명된다 “웃겨줄게.” 관객이 얼마나 웃을지는 미지수다. 웃음의 기본 공식이 20년 전과 동일하다. 1편의 코미디 레시피인 서울대 법대 엘리트와 조폭 가문 막내딸의 결혼 공식이 다시 나온다. 2편 이후 시리즈 안방마님으로 자리 잡은 김수미가 또 출연해 막내딸의 결혼을 위해 음모를 꾸민다. 추성훈이 가문의 배신자로 색다른 조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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