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 “미분양도 사볼까”
“주방이랑 욕실, 현관에는 유럽산 포셀린타일을 공짜로 드립니다. 오브제 냉장고, 식기세척기, 주방TV 등 무료 옵션만 합치면 차 한 대값은 나올 겁니다. 중도금도 무이자 혜택을 드립니다.”
지난 2일 서울 은평구에 분양 중인 ‘은평자이 더 스타’ 견본주택. 오전 이른 시간인데도 4~5팀이 분양 상담을 받고 있었고, 유니트 내부를 둘러보는 고객도 눈에 들어왔다. 이 단지는 작년 6월 분양했다가 일부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았지만 주택 시장이 침체한 탓에 지난 몇 달간 견본주택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울 집값이 반등하고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면서 이 아파트 견본주택에 방문객 발길이 늘고 있다. 이날 하루 상담한 방문객만 수십팀을 넘었다. 김모씨는 “(은평자이 더스타) 입지와 상품성은 나쁘지 않았는데 시장이 침체해 분양받기가 꺼려졌다”면서 “최근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시행사도 분양 조건을 크게 완화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시행사는 이 단지 잔여물량 계약자가 단 ‘2000만원’만 내면 계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통상 분양 아파트 계약금은 분양가의 1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 혜택이다. 여기에 중도금 대출도 무이자로 제공하며 내부 선택 품목도 모두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살아나는 청약시장…미분양도 햇살
최근 아파트 청약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분양가는 치솟는데 수요자는 더 몰리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에 지난 3월 분양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평균 198대1을 기록했다. 지난 4월에는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평균 51대 1, 올 6월 서대문구 ‘DMC 가재울 아이파크’가 평균 89대 1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지난달 분양한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에는 4만1344명이 신청해 올해 서울 분양 단지 중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청약 자격 제한이 덜한 무순위 공급은 수요자가 더 많이 몰렸다. 무순위 공급은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했거나 부적격 사유로 당첨이 취소되면서 시장에 나온 물량이다. 지난 6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자이’ 무순위 청약에는 2가구 모집에 93만명이 신청해 무순위 공급 역대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서울 지역 미분양 주택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미분양 가구는2099가구였지만 지난 6월 1181가구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도 6만3087가구로 5개월 연속 감소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공사비와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서 청약자 사이에는 ‘지금 분양가가 가장 저렴하다’는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며 “최근 시행사들이 분양가를 낮추고 선택 품목도 무상 제공하는 등 수요자 가격 저항을 낮춰 미분양 단지에 눈길을 돌리는 청약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청약 훈풍에 맞춰 미분양 판촉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인천 미추홀구에 공급한 ‘더샵 아르테’는 계약금을 10%에서 5%로 줄이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최근 잔여 물량 계약을 모두 소화했다.
◇응암역 도보 7분…내부 옵션 모두 무상 제공
GS건설이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짓는 ‘은평자이 더 스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2개동 총 312가구다. 주택형은 전용 49㎡와 84㎡가 있다. 전용 84㎡는 모두 팔렸다. 전용 49㎡ 일부 잔여 가구를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철 6호선 응암역이 걸어서 7분쯤 걸리고 두 정거장 떨어진 연신내역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내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입주일은 2026년 5월로 여유 있다.
시행사는 미분양 물량에 대해 내부 선택 품목 전체를 무상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주방, 욕실, 현관, 거실 등 대부분에 유럽산 마감재를 적용했다. 알파 공간에 붙박이장을, 거실과 침실 등에는 시스템에어컨과 시스클라인을 기본으로 각각 설치한다. 오브제 냉장고, 식기세척기, 광파오븐렌지, 하이브리드쿡탑, 주방TV, 비데일체형 양변기 등도 무상 제공한다. 정명기 GS건설 분양소장은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을 더하면 계약자가 받는 혜택이 1억원 안팎에 이른다”며 “오피스텔은 모두 계약 완료됐고, 소형주택 일부 잔여가구를 분양 중인데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면서 분양 문의도 점점 늘고 있어 조만간 완판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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