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37] 글로벌 인재 모으기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2023. 9. 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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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최근 ‘뇌와 인공지능’ 관련 해외 학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직접 물어보고, 서로 생각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대면 미팅이 여전히 대체 불가능하다는 확신을 가진 경험이었다. 그리고 또 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미국과 유럽의 연구 기관 발표자가 대부분 다른 나라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특히 중국, 인도, 동유럽 출신 연구자들이 미국과 유럽 최고 기관 연구를 책임지고 있었다.

인간의 창의성은 성별, 인종, 민족성과 상관없이 비슷한 확률 분포를 따른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국내 인재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타 지역의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능력이야말로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겠다. 전 세계 최고 인재들이 찾아오기에 실리콘 밸리는 최고 경쟁력을 가졌고, 중국은 전 세계 중국 계열 인재를 모으고, 독일은 동유럽 인재들을 흡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인재 경쟁력은 어떨까? 냉철하게 본다면 기본 조건이 그다지 좋지 않다. 너무 외떨어져 있고, 북핵이라는 실질적 위협까지 있다. 더구나 ‘단일 민족’이라는 생물학적 착각은 외부인들에 대한 배타적 편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가고, 대한민국을 삶의 터전으로 고민하는 외국인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오늘날. 이제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필요하기에 받았지만, 다른 인종, 다른 문화권 출신이기에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없다면, 이주 노동자 2세, 3세들로만 형성된 ‘사회 속 사회’가 또 하나 존재하는 벨기에나 프랑스의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진정한 의미의 ‘이민 국가’로 성장해 세계 인재를 모으고 싶다면, 인종, 국가, 문화, 종교와는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법을 따르고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출세하고 성공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부모가 인도인인 리시 수낙이 영국 총리가 되었듯, 언젠간 부모가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출신인 ‘대한 외국인’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21세기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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