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근무 스웨덴인, 이란서 500일째 구금…EU, 안전이유로 '쉬쉬'

정빛나 2023. 9. 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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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에서 근무하는 스웨덴 국적자가 이란에서 500일 넘게 구금 중인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피터 스타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한 질의에 "우리는 스웨덴 국적자가 이란에 구금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사안을) 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어 "이는 이란이 정치적 이유로 EU 국적자 혹은 EU와 제삼국 이중 국적자를 자의적으로 구금하고 있는 우려스러운 행보의 연장선"이라고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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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구금자, 과거 EU 업무차 방문 이력…이란도 '과거 방문' 문제삼아"
EU 집행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에서 근무하는 스웨덴 국적자가 이란에서 500일 넘게 구금 중인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피터 스타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한 질의에 "우리는 스웨덴 국적자가 이란에 구금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사안을) 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어 "이는 이란이 정치적 이유로 EU 국적자 혹은 EU와 제삼국 이중 국적자를 자의적으로 구금하고 있는 우려스러운 행보의 연장선"이라고 입장을 냈다.

앞서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에서 근무하는 스웨덴 국적 요한 플로데루스(33)가 작년 4월 이란을 방문했다가 출국 직전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플로데루스가 현재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 수감 중이라고 전했다.

NYT는 플로데루스가 체포될 당시엔 개인 여행차 이란을 방문한 것이었지만, 과거 EU 공식 업무를 위해 이란을 방문한 이력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작년 이란이 '스웨덴인 체포' 사실을 발표할 당시 체포자의 '과거 방문 이력'을 불법 활동의 근거로 삼은 점에 주목했다.

이란 당국이 그가 자국에 EU 업무차 방문했던 이력을 명분 삼아 구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그러나 EU는 스웨덴인의 구금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미 보도된 구금자의 신원은 물론 그가 EU 직원이라는 점도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다.

신변안전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이란과 진행 중인 물밑 송환 협상에 미칠 영향과 외교적 파장 등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타노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거듭된 관련 질의에 "자국 시민에 대한 우선적 영사 책임이 있는 스웨덴과 긴밀히 조율·상의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일부 서방 언론 매체들은 이번 사안을 두고 이란이 자국에 유리한 협상 조건을 밀어붙이고자 미국, 유럽 국적자를 자의적 명분으로 돌연 구금하는 이른바 '인질 외교'로 규정했다.

지난 6월 11일 이란은 자국에 구금된 미국인 5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미국에 구금돼 있던 이란인 5명의 석방과 함께 한국 등에 묶여 있던 자금 수십억 달러의 동결 해제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도 이란에서 간첩·돈세탁 혐의로 체포된 벨기에 국적 구호활동가 올리비에 판데카스테일러가 오만 중재로 이뤄진 벨기에-이란 간 '수감자 맞교환' 전격 합의로 구금 15개월 만에 석방된 사례가 있다.

당시 벨기에는 자국에서 테러 모의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이란 외교관 아사돌라 아사디를 돌려보내 '밀실 합의'의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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