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 친환경 바람…국내 철강사 숨통 트일까

김태환 2023. 9. 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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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강 수요의 절반을 담당하는 중국이 친환경화를 추진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반사이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포화된 공급이 줄어들면서 철강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비싼 전기료 등으로 중국 제품의 강점이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반사이익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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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전환에 중국 제품 생산 감소·가격 경쟁력 저하 전망

중국 정부가 자국 철강산업에 대해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에게 기회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열연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기사 내용과 무관)/포스코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세계 철강 수요의 절반을 담당하는 중국이 친환경화를 추진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반사이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포화된 공급이 줄어들면서 철강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비싼 전기료 등으로 중국 제품의 강점이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반사이익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다.

5일 철강업계에서는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철강업계에 대해 효율성 제고와 친환경 생산, 질적 성장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반사이익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중국 정부는 '중국 철강 업종의 발전에 관한 지도의견'을 통해 철강산업에 대해 △신규 고로 설비 증설 금지 △전기로 비중 15% 이상 마련 △철스크랩 재활용 가공 체계 마련 △중국 내 철광석 생산 증산과 해외 광산투자 통한 직접조달 확대 △고급 철강재 개발 장려 △특수강, 스테인리스강 부문 전문 대형기업 육성 등을 내세웠다.

중국이 친환경 정책을 펼치는 것은 미국과 유럽, 한국 등 경쟁 국가들이 환경문제를 빌미로 중국 철강 제품에 대해 견제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실제 EU는 오는 10월부터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에 대해 수입업자로부터 CBAM(탄소국경조정제도)를 구입해 EU 당국에 제출하는 정책을 시범 도입한다. 미국도 '청정경쟁법안(CCA)'을 통해 오는 2024년부터 석유화학 제품 등 12개 수입품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1톤당 55달러를 부과한다. 이렇게 되면 탄소 배출량에 따라 사실상 무역관세가 붙어 제품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중국이 철강산업에 대한 친환경화를 추진할 경우 국내 철강사들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급 리스크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철강사들은 전통적으로 중국 수출량 변화에 따라 크게 실적이 변동했는데, 중국 철강사들이 설비 투자를 늘리던 2010년대에는 시장 내 저가 중국산 철강재 공급 과잉으로 인해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돼 왔다.

가장 중국 철강사들의 물량 공세가 심했던 지난 2015년의 경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2조23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고, 현대제철도 당시 영업이익이 1조4651억 원으로 전년보다 1.8% 줄었다.

최경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계속된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으로 중국 철강재 순수출 규모는 지난 2015년 1억 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진적으로 축소됐으며, 초과 생산설비 또한 2015년 5억 톤에서 2021년 3억 톤 수준으로 낮아졌다"면서 "과거 중국의 공급량에 따라 큰 실적 변동성을 보였던 국내 철강산업의 수익성은 공급보다 수요 따라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도 전망된다는 관측이다. 친환경 전환으로 전기로 비중이 높아지면 기존 고로보다 철 스크랩 수요가 늘어나는데, 이는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이 오는 2025년까지 전기로 생산을 계획대로 15% 수준까지 늘리면 추가로 약 5000만 톤의 스크랩이 소요되는데, 이는 현재 수요 대비 40% 이상 늘어난 숫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 스크랩에 대한 추가 수요가 늘어나면 수급이 어려워지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가 저렴하기 때문인데, 가격 경쟁력이 저하된다면 오히려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기회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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