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 “이란,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 증가세 둔화”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증산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파악했습니다.

AP·로이터통신은 현지 시간으로 4일 IAEA가 정기 이사회를 앞두고 회원국에 보낸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최대 60%까지 농축된 우라늄 121.6㎏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은 2주 안에 핵폭탄 용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IAEA의 올해 2월 보고서에는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87.5㎏, 지난 5월 보고서에는 114㎏으로 나옵니다. 비축량 증가세가 이번 보고서 발간 시기에는 눈에 띄게 둔화한 양상입니다.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생산량 둔화세는 월 9㎏였던 생산량이 3㎏까지 줄어든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이란은 이처럼 우라늄 농축 속도를 늦추는 데 더해 이미 농축한 우라늄의 농도 역시 낮추고 있다고 IAEA는 짚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사전 준비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란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 합의에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러시아가 서명했습니다.

당시 합의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이에 이란은 우라늄 농도를 60%까지 높이는 한편 비축량 역시 지속해서 늘려왔습니다. 다만, 핵무기를 만들 계획은 없다는 게 이란의 입장입니다. 2021년부터 핵 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됐지만, 교착 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IAEA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증산을 늦추고 있지만, 여전히 비축량이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란이 지난해 자국 내 IAEA의 감시용 카메라들을 제거한 점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거론됐습니다.

올해 3월 이란은 IAEA의 의견을 부분적으로 수용해 우라늄 농축 시설 일부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IAEA의 요구 조건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 출처 : 이란 원자력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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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기자 (mis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