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70% '증발'···해외 여행객 발길 끊긴 이 나라, 어디?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올해 상반기 중국을 찾은 해외 여행객의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3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 상반기 중국을 출입한 해외 여행객이 약 844만 명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의 약 3100만명에서 70% 감소한 수치다.

중국 해외 여행객이 감소하는 주요 원인으로 중국의 부정적 이미지가 꼽힌다. 3년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팬데믹의 장기 후유증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영향을 미쳤다.

SCMP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의 애널리스트 스콧 모스코비츠는 비용과 물류 문제 외에 중국과 서방 간 긴장 고조로 여행객들이 중국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했다. 당시 국무부는 "중국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현지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는 미국 시민들은 범죄 혐의에 대한 정보 없이 영사 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구금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향한 부정적인 태도는 여행상품 판매율에서도 드러났다. 글로벌 단체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호주 여행사 '인트레피드'의 브렛 미첼은 올해 중국 여행을 예약한 사람은 130명뿐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1천 명이 넘었던 2019년과 비교하면 90%가량 줄어든 셈이다.

SMCP는 중국이 비즈니스 국가로서 신뢰를 잃은 점도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주중 독일상공회의소의 막시밀리안 부텍 이사는 디리스킹(분리) 추세와 지정학적 긴장, 중국 경제 둔화로 많은 독일 기업이 더 이상 팬데믹 이전만큼 중국에 관심과 신뢰를 갖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팬데믹 이전에는 매년 약 50차례 중국을 방문했던 독일 기업 대표단이 올해는 거의 오지 않았다고 그는 전했다.

이 밖에도 SCMP는 관련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다른 아시아 지역의 관광 산업이 빠른 회복과 저렴한 비용으로 경쟁력을 다지고 있는 점도 중국 여행객 감소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또 중국으로 오가는 항공편 급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경제 회복 부진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조치와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규제 완화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주중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는 SCMP에 해당 조치만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책 환경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 결여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중국과 EU 간 사업이 활성화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중국 타이허연구소의 아이너 탄건은 "해외 여행객 유치를 위한 중국의 새로운 조치들은 중국을 갈수록 공격적인 불량 국가로 묘사하는 주요 7개국(G7)보다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들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