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의 꿈’ 30도루 훌쩍…이젠 ‘킴킴 트레인’이다

김하성, SF전 ‘훔치기 본색’ 발휘
30·31호 도루…추신수 뛰어넘어
한국인 빅리거 최초 대기록 수립
홈런 3개 더하면 ‘20-30’도 가입

아깝다…간발의 차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4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1회말 페르난도 타티스의 땅볼에 3루로 뛰다 태그아웃되고 있다. 김하성은 앞서 2루를 훔친 데 이어 4회에도 도루에 성공, 시즌 30·31호를 연달아 기록하며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30도루 고지를 밟았다. 샌디에이고 | A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김하성(28)이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한 시즌 30도루를 돌파했다.

김하성은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2도루로 활약했다.

대기록은 첫 타석에서부터 나왔다. 김하성은 1회 선두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때려 선취 득점의 물꼬를 텄다. 곧이어 후속 타자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타석 때 베이스를 훔치며 시즌 30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한국인 빅리거가 30도루 고지를 밟은 것은 김하성이 처음이다. 종전 최다 기록은 추신수(현 SSG)가 2010년 클리블랜드에서 작성한 22개다.

김하성은 타티스 주니어의 범타 때 3루를 노리다가 아웃됐지만 샌디에이고는 여세를 몰아 후안 소토의 투런 홈런과 산더르 보하르츠의 적시 2루타로 3점을 앞서갔다.

2회 삼진으로 돌아선 김하성은 4-0으로 앞선 4회 2사 3루에선 볼넷을 얻어내 멀티출루(한 경기 2출루 이상)에 성공했다. 이때도 김하성은 빠른 발로 2루를 훔쳐 올 시즌 3번째로 한 경기 2도루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후속타는 나오지 않았다.

김하성은 마지막 타석인 7회엔 파울팁 삼진으로 돌아섰다. 시즌 타율은 0.275(459타수 126안타)로 소폭 올랐다. 샌디에이고는 샌프란시스코를 4-0으로 꺾고 3연승에 성공했다.

김하성은 또 다른 새 기록을 향해 달려간다. 이날 경기로 김하성은 올 시즌 133경기에서 타율 0.275 17홈런 77득점 52타점 31도루를 기록 중이다. 시즌 24경기를 남겨둔 김하성이 홈런 3개만 추가하며 호타 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다.

앞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건 추신수가 유일하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뛰는 동안 2009년, 2010년, 2013년 등 총 세차례에 걸쳐 이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김하성이 홈런 20개를 달성하면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물론 아시아 선수 최초로 20홈런-30도루라는 기록을 세운다. 올 시즌 공수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김하성이 도루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는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존재감을 함께 높이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