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추락의 끝은 어딘가
‘4강 진출’ 좌절은 사상 처음
올림픽 예선·아시안게임 먹구름
명예회복을 노렸던 한국 여자배구가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자존심을 구겼다. 파리 올림픽 예선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망도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3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 8강 라운드 E조 경기에서 태국에 세트스코어 0-3(20-25 22-25 23-25)으로 패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이 35위까지 떨어진 한국은 15위 태국의 촘촘한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하고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C조 예선 2위(2승1패)로 1패를 안고 8강 라운드를 시작한 한국은 태국전 패배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여자배구가 아시아선수권에서 8강에 머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975년 아시아선수권에 처음 참가한 이래 우승은 없었지만 최소 4강(준우승 7회·2021년 불참)을 지켜왔다.
2012 런던과 2020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를 쓴 한국 여자배구는 주축 김연경,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세대교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핵심 국가들이 겨루는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는 지난해 대회 출범 이래 최초로 ‘전패·무승점’ 예선 라운드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한 뒤 전패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반등을 다짐했지만 현재 경기력은 세대교체 이후 뚜렷한 전술적 대안을 찾지 못한 채 곤살레스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만 더 커지고 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마치면 폴란드로 넘어가 파리 올림픽 예선 C조 경기를 펼친다. C조에서 2위 안에 들면 올림픽 진출을 확정하지만, 현실적으로는 1승도 자신할 수 없다. 총 12개 팀이 출전하는 파리 올림픽 본선에 오르지 못하면 16년 만의 올림픽 좌절이다.
대표팀은 이후 중국으로 이동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메달권 진입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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