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 날’ 12만 전국 교사들 거리로 나왔다
교대생·학부모들도 추모 물결
현직 교사는 물론 학부모와 학생들, 교대생까지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거리에 나와 고인을 기리고 추락한 교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목소리를 냈다.
집회 참가자들은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마라.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하루빨리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은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7만여명(경찰 추산 1만4000여명)이 모여 전국에서 모두 12만명이 추모집회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도 지역 교사 10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으며, 울산·창원·제주에서도 각각 추모집회가 열렸다.
광주에선 5·18 민주광장에 전교조 광주지부, 광주실천교사, 광주교사노조 등 4개 단체 주최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교사와 시민 4000여명이 모였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서이초 교사 등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고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고소당하지 않도록 관련 법안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강원·인천 지역 교사들도 각각 시·도 교육청 앞에서 추모제를 열어 교권보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예비교사들은 최근 잇따른 교사들의 죽음을 ‘남의 일’로 바라볼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교대생 500여명은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촛불을 들고 “서이초 사건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모였다. 교육부와 국회가 나서 교사들의 죽음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임채성 서울교대 총장은 단상에 올라 “우리나라는 교육으로 발전한 나라인데 교육으로 불행한 나라, 교육이 불행한 나라가 됐다”며 “교육자를 존중하는 건전한 문화가 탄탄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대 교수들도 힘을 보탰다.
배성재 전국교대 교수협의회 연합회장은 춘천교대 촛불집회에서 “현 사태는 한 교사의 안타까운 사연이 아닌 참담한 교권 추락의 현실이자 전체 공교육의 붕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3시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추모제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등이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동료 교사와 대학 후배가 편지를 낭독하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들은 하나같이 슬픔에 젖은 목소리로 고인의 영면을 빌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한쪽 벽을 빼곡하게 채운 쪽지에는 ‘그곳에선 행복하세요’, ‘가시는 길 외롭지 않게 남은 우리가 잘 만들어가겠다’는 글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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