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새만금 잼버리’?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반문화 페스티벌 ‘버닝맨’ 축제 현장에 폭우가 쏟아져 수만명이 고립됐다. 행사 도중 사망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4일까지 네바다주의 블랙록 사막에서 ‘버닝맨’ 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기습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축제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폭우로 땅이 침수되면서 현장은 온통 진흙탕이 됐다. 이번 사태로 7만명 넘는 사람들이 고립됐고, 행사 도중 1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사망 원인이나 사망자의 신원 등은 밝히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현장 상황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가 쏟아지자 주최 측은 안전을 위해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주최 측과 지역 당국은 참가자들에게 도로 상황이 안전해질 때까지 행사장 내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맨발 또는 발에 비닐봉지를 감싼 채 수㎞를 걸어 겨우 행사장을 빠져나왔다는 일부 참가자들의 경험담이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축제에 참가했던 팝스타 DJ 디플로는 코미디언 크리스 록과 함께 한 픽업트럭의 짐칸에 타고 있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이 차를 얻어타기 전에 진흙탕을 6마일(9.7㎞)이나 걸었다고 밝혔다. 축제에 다녀온 법학 교수 닐 카티알도 SNS에서 “한밤중에 무겁고 미끄러운 진흙탕을 헤치고 6마일을 걸어야 하는 엄청나게 끔찍한 하이킹이었지만,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에게 식량, 물, 연료를 절약하라고도 당부했다. 이 축제는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참가자는 음식과 식수, 임시 숙소 등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버닝맨 축제 역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와 마찬가지로 더럽고 부족한 화장실로 비판을 받고 있다. 참가자들은 진흙과 먼지, 그리고 ‘역겨운 화장실’에 갇혔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버닝맨 행사를 즐기고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온 사진작가 스콧 런던은 “진흙탕으로 좀 더러워지긴 했지만 아직 사기는 드높다. 축제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 참가자 테레사 갈레아니 역시 “솔직히 우리는 즐겁게 지내고 있다”며 “부정적이거나 힘든 모습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버닝맨은 히피들이 만든 반문화의 상징으로, 1986년부터 매년 예술, 자기표현 등을 주제로 열린다. 축제 기간 주최 측은 네바다주 사막에 블랙록시티로 불리는 임시 도시를 세운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프고 계속 커지는 켈로이드 흉터··· 구멍내고 얼리면 더 빨리 치료된다
- “남잔데 숙대 지원했다”···교수님이 재워주는 ‘숙면여대’ 대박 비결은
- [스경X이슈] 반성문 소용無, ‘3아웃’ 박상민도 집유인데 김호중은 실형··· ‘괘씸죄’ 통했다
- ‘해를 품은 달’ 배우 송재림 숨진 채 발견
- 윤 대통령 골프 라운딩 논란…“트럼프 외교 준비” 대 “그 시간에 공부를”
- ‘검찰개혁 선봉’ 박은정, 혁신당 탄핵추진위 사임···왜?
-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 “그는 사실상 대통령이 아니다” 1인 시국선언한 장학사…교육청은 “법률 위반 검토”
- 3200억대 가상자산 투자리딩 사기조직 체포… 역대 최대 규모
- 머스크가 이끌 ‘정부효율부’는 무엇…정부 부처 아닌 자문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