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여성들 ‘마약 커피’ 먹인 강도 감형…가정폭력 감형도 논란

[앵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2주 뒤쯤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는 판결에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입니다.

12살 피해자를 3차례 성폭행했는데 가해자가 젊다는 이유 등으로 감형한 판결, 전해드렸는데요.

여성들에게 여러 차례 약물 섞은 커피를 먹인 강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반성한다는 이유 등으로 선고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준까지 감형해 준 판결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백인성 법조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출장 마사지 여성에게 향정신성 알약을 커피에 타 먹인 뒤 정신을 잃자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A씨.

비슷한 범행을 나흘간 세 차례 저질렀다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알코올 중독인 점 등을 고려하면서도, 누범 기간 범행했고 합의나 피해 회복 노력이 없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을 맡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선고 하한선인 징역 3년으로 줄였습니다.

"A 씨가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는 아니었다"면서도, 알코올 중독 등 건강상 이유와 진지하게 반성하는 점 등을 사유로 들어 범죄 억제 등 양형 목적에 비해 1심의 형이 무겁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가정 폭력을 일삼다 아내의 배를 여러 차례 발로 밟아 사망하게 한 남편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이 사건에서 "남편이 아내 건강이 안 좋다는 걸 모르고 평소처럼 폭력을 썼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1심이 인정한 '살인'이 아니라 '상해치사'로 판단했습니다.

여성단체들은 이 후보자가 여성 폭력 가해자를 감형하고 여성인권을 퇴보시키는 행보를 보여왔다며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최원진/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 "여성 인권 개선 차원에서 이 사건들이 굉장히 악영향을 미친 거는 맞다. 사법부의 되게 남성 중심적인 관점에서의 판결에 전형적인 예시를 (보여줬다고 봅니다.)"]

이 후보자 측은 "과거 성범죄를 포함한 강력범죄에 엄정한 형을 선고한 다수의 판결이 있다며, 법관 재직 기간 동안 선고했던 판결 전체를 균형 있게 살펴봐달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김지혜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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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