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과 여당 “반국가 행위”…‘조총련 행사 참석’ 윤미향 때리기
홍범도 논란 소극 대응하던 여, 야당에 ‘종북’ 이념 공세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자유민주주의 국체를 흔들고 파괴하려는 반국가행위에 대해 정치진영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과 함께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최근 일본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주최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에 참석한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조총련은 대법원이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라고 확정 판결을 내린 바가 있다”며 “국민 세금을 받는 국회의원이 반국가단체 행사에 참석해 ‘남조선 괴뢰도당’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끝까지 앉아 있는 행태를 우리 국민이 어떻게 이해하겠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메시지에서 야당을 북한과 연결짓는 이념 공세를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립외교원 60주년 축사에서도 “아직도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그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그리고 반국가세력은 반일감정을 선동하고, 캠프 데이비드에서 도출된 한·미·일 협력체계가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일제히 윤미향 의원 때리기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북한의 조선노동당 간부에 더 적합한 인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국회의원 제명을 촉구하는 한편 윤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민주당 소속이었고 지금도 민주당과 공생 관계인 윤 의원이 국민 혈세를 받으며 반국가단체에 동조한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음에도 민주당은 일언반구 말이 없다”며 “민주당이 윤 의원의 반국가적 행태에 동조하는 게 아니라면 국회의원 제명 등 단호한 조치에 동의해달라”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정부를 ‘남조선 괴뢰도당’이라 부르며 진행된 조총련 추모식에 ‘남측 국회의원’으로 참석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면서 “(윤 의원이) 대한민국에 대한 최소한의 애국심, 북한 정권에 대한 최소한의 경계심이라도 있었다면 종북 선봉대가 주최하는 행사에 가서도 안 됐고, 1분1초도 앉아 있어서도 안 됐다”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윤 의원은) 비판하는 국민을 향해서 ‘색깔론’ ‘시민사회 중심행사’ 운운하며 적반하장과 후안무치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민의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이 반국가단체와 어깨를 나란히 한 행태를 비판하는 것이 색깔론이면, 북한 정권 찬양을 해놓고도 비판하면 색깔론이라 할 텐가”라며 “민주당은 자격도 없는 이를 민의의 전당으로 끌어들여 국민 분노를 초래하고, 또 대한민국을 위협하게 만든 데에 제명으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윤 의원 징계안을 제출했다.
국민의힘의 이 같은 총공세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당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것과 정반대다. 여론 부담이 큰 사안 앞에 몸을 숙이고 있던 여당 ‘투톱’마저 일제히 달려들어 윤 의원 때리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다. 윤 의원의 친북단체 행사 참석이 민주당의 ‘종북’ 이미지를 키우기 좋은 소재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도 윤 의원 관련 질의를 이어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조총련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로, 북한 주일대표부의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조총련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윤 의원은) 현행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조총련 행사 참석과 관련해 통일부에 사전 접촉 신고를 한 바 없기 때문에 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한 보수성향 시민단체는 이날 윤 의원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유설희·조문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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