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추락사 경찰, 직접 마약 구매…“‘캔디’ 샀다”
[앵커]
지금부터는 단체로 마약을 투약한 아파트에서 현직 경찰관이 떨어져 숨진 사건, 속보 이어갑니다.
경찰 수사 결과 숨진 경찰관은 단순히 참석자가 아니라 모임에 직접 마약을 가져가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올해 초부터 이른바 '클럽 마약'을 직접 구입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원동희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고,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리포트]
마약 투약 모임이 있었던 고층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강원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관.
사고 당일 숨진 경찰관은 마약에 많이 취해 있었다는 게 일부 참석자들의 진술 내용입니다.
정밀 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숨진 경찰관 역시 참석자들의 진술대로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 경찰관의 휴대전화에서 마약을 직접 구입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모임 참석자들에게서 검출된 케타민 등을 검색해 본 이력이 나왔고, 엑스터시를 뜻하는 은어인 '캔디'를 언급하면서 구매도 시도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사고가 난 아파트에서 이뤄진 마약 모임에 직접 마약을 가져간 적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모임 참석자 가운데 마약을 가져와 나눠준 걸로 지목된 사람이 서너 명인데, 그 가운데 한 명이 경찰관이란 겁니다.
숨진 경찰관이 직접 마약을 구입하고 모임에 참여한 건 적어도 올해 초부터인 거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게 지난 4월.
당시에도 현직 경찰관이 직접 마약을 구입하고 집단 마약 모임에 참석했던 겁니다.
[윤희근/경찰청장/지난 4월 12일 : "시도경찰청장과 동료 여러분, 마약범죄의 심각성이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고..."]
강원경찰청은 뒤늦게 기동대를 대상으로 공직기강 확립 특별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앵커]
이 사건 취재한 원동희 기자와 좀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원 기자, 숨진 경찰관이 마약을 직접 구매했고, 그 기간도 최소 몇 달은 계속된 걸로 보인다는 거죠.
그런데 경찰 내부에선 전혀 낌새를 알아채지 못한 겁니까?
[기자]
해당 경찰관이 소속됐던 강원경찰청은 '복무 중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만 밝혔습니다.
문제의 '마약 모임'은 최소 반년 이상, 거의 주말마다 정기적으로 있었고, 숨진 경찰관도 '핵심 멤버'로 자주 참석한 거로 보이는데요.
경찰은 주말이라도 근무지에 2시간 안에 복귀할 수 없는 먼 곳으로 가면 신고를 해야 하는데, 사건 당일을 포함해서 '관외 여행' 신고가 반복된 겁니다.
하지만 동료들도, 상부에서도 알아채지 못한 겁니다.
[앵커]
경찰 내부적으로는 마약 관련 점검을 하는 시스템이 없는 건가요?
[기자]
경찰청은 내부 성폭력 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은 정기적으로 하고 있지만 마약과 관련한 교육이나 검사는 실시하는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확인해보니, 경찰로 임관될 때 약물 검사 결과를 제출하는 게 있지만 범위는 제한적이고요.
정기 건강검진 때 소변검사가 있지만 마약 시약 검사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앵커]
현직 경찰이 이렇게 마약 투약을 했다가 적발된 경우가 또 있었나요?
[기자]
흔하지는 않지만 있긴 있습니다.
2015년에 서울 용산경찰서 소속 경장이 모텔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케타민 등을 투약했다가 잡혀 떠들썩했던 적도 있습니다.
이 경장은 마약한 걸 안 들키려고 모텔에 감금돼 있다고 허위 신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2010년에는 역시 용산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직접 필로폰을 판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앵커]
경찰 수뇌부는 내부 단속에 대해서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오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정례 간담회가 있었는데, 국가수사본부장은 자신이 답할 사안이 아니라고만 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에게도 직접 입장을 물어봤는데, 뾰족한 답변은 하지 못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윤희근/경찰청장 : "나중에 대책이 준비되면 말씀드릴게요. 아직 수사가 진행 한참 중이잖아요 나중에 그때 물으세요."]
[앵커]
원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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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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