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실 2차장·국방비서관 교체 방침에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꼬리 자르기냐”
대통령실 “인사 정책 일환”
이르면 이달 중순 바꿀 듯
윤석열 대통령이 임종득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임기훈 국방비서관을 교체할 것으로 4일 전해졌다. 국방·안보 분야를 담당하는 안보실 2차장과 국방비서관을 동시 교체하기로 하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제2차장과 국방비서관 교체는 오래전부터 지금 시점으로 잡아두고 국가 안보에 공백이 없도록 조속히 인수인계에 착수하자고 해둔 상태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사 시기는 이르면 이달 중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역 육군 소장인 임 차장은 차기 국방부 차관 후보자 등으로 인사 검증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육군 소장인 임 비서관은 다음달 군 인사에 따라 군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채 상병 사건과 무관한 인사라고 강조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전부터 준비되고 계획된 인사 정책의 종합적 플랜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차장과 국방비서관이 대통령실 수사외압 사건과 관련한 주요 보고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를 둘러싼 의구심은 남아 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외압을 행사하고 채 상병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는 활동을 해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국민적 의혹이 확산되는 와중에 갑자기 2차장과 국방비서관을 바꾼다고 한다”며 “누가 보더라도 이것은 ‘꼬리 자르기’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시점에 안보실 핵심 참모들을 교체할 이유로) 유일하게 짚이는 건 박정훈 대령에 대한 대통령의 수사외압 의혹”이라며 “7월31일 대통령실 회의에서 ‘VIP의 격노와 국방장관 질책’이 사실이라면 국방비서관과 2차장은 그 회의 참석자들, 국방부 장관, 해병대 사령관 등과 함께 수사외압 의혹 사건의 핵심 증인”이라고 말했다.
임 차장 후임으로는 예비역 육군 소장 인성환 전 합동군사대 총장이 거론된다. 국방부 미국정책과와 한미연합사령부 등에서 근무한 미국통으로 꼽힌다. 임 비서관 후임에는 최병옥 국방부 방위정책관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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