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선생님 대신 학부모가…어느 학교의 '특별한 돌봄'
오늘(4일) 밀착카메라는 공교육이 멈춘 하루 동안 교사들을 위해 학부모들이 나선 학교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거리로 나간 교사들을 대신해 학부모들이 직접 돌봄교실을 꾸렸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권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은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함께 나섰습니다.
등굣길도 평소보단 조용합니다.
[국성경/세종 해밀초 학부모 : 우리 구구단 몇 단까지 했지? {3단.} 자 3단 시작. 3X1은 3. 3X8은? {27.} 다시…]
이 학교는 오늘 재량휴업을 한 전국 38곳 중 한 곳입니다.
그래도 학교는 아침부터 문을 열었습니다.
정규 수업이 끝나는 시간부터 하던 돌봄교실은 일찍 당겨서 시작한 겁니다.
[얘들아 다트게임 할 사람 줄 서시오. {저요. 저요. 저요!} 잘했을 땐 박수 쳐주시고…]
한 아버지도 전통놀이를 가르쳐 주려고 학교에 왔습니다.
[김찬호/세종 해밀초 학부모 : 9시부터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새벽부터 좀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
이 교실에선 맛있는 냄새가 나고 있는데요.
학부모들 도움을 받아서 아이들이 직접 타코야키를 만들고 있습니다.
반죽을 젓고 재료를 넣으면 금세 동그란 타코야키가 만들어집니다.
[모리 레이나/세종 해밀초 3학년 : {타코야키 선생님은 누구예요?} 우리 엄마예요.]
오늘 하루 교사가 없는 자리를 학부모들이 대신 했습니다.
[여은정/세종 해밀초 학부모 : 아이들도 마냥 어리다고 '오늘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야 뛰어놀아'가 아니라 같이 고민하고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이고…]
돌봄이 꼭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수업 신청을 양보하기도 했습니다.
[박석희/세종 해밀초 학부모 : 마감이 바로바로 안 됐어요. 사실은 그날은 정말 필요한 아이들한테 프로그램이 제공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가…]
아이들도 오늘의 의미를 새겼습니다.
[이규형/세종 해밀초 2학년 : 엄마가 선생님들이 슬퍼하는 날이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듣고 저도 조금 슬픈 마음이 들었어요. 집에서도 누가 아프면 저도 같이 울거든요.]
[장연우 김동하/세종 해밀초 5학년 : 선생님 다음부터는 안 좋은 선택하지 말고 우리 많이 사랑해주세요.]
탓하고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서로 부족한 걸 채워주는 진정한 교육공동체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유우석/세종 해밀초 교장 : 사람들이 학교 교육공동체라는 말을 쓰잖아요. 그냥 있는 말이 아니라는 거죠. 학습권이 좋아진다는 건 교권이 좋아지는 거나 똑같아요.]
혼자 감당해 왔던 묵은 마음들을 오늘은 마음껏 슬퍼하고 풀어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자리를 비운 선생님에게 학부모들이 보낸 마음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법,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가치 아닐까요.
(작가 : 유승민 / VJ : 김대현 / 영상디자인 : 허성운 / 인턴기자 : 신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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