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구멍 난 경북·전남 “지역 국립의대 설립에 정부 나서라”
경북도와 전남도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의료 최대 취약지 경북·전남 국립의대 설립 촉구’ 대정부 공동건의문을 발표했다. 이번 공동건의는 지역의 오랜 염원이자 숙원인 국립의과대학 설립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역의 어려운 의료 현실을 호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경북·전남은 도서·산간 지역이 많아 의료접근성이 매우 취약하다. 최근 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이와 산모들은 다른 지역과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고 있다.
지역 공공의료기관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탓에 고액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군 복무기간 단축 등으로 의대생들이 군의관·공중보건의가 아닌 일반 사병으로 입대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지역 기초 의료체계도 곳곳에서 흔들리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경북 보건지소 217곳 중 53곳, 전남 보건지소 201곳 중 45곳에 공중보건의가 배치되지 못했다.
1시간 내 응급실 의료이용률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도시와 지방의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대구가 91.8%, 서울 90.3%, 광주가 89.2%로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전남은 51.7%, 경북은 53.4%를 기록했다. 대구·광주에서는 1시간 이내에 10명 중 9명 정도가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지만 경북·전남에서는 5명 정도만 가능하다는 의미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도 경북 1.4명, 전남 1.7명으로 전국 평균 2.1명을 밑돌고 있다. 골든타임이 중요한 뇌졸중·심근경색 등 중증응급 분야의 경우 전문의 수와 기준 설치율 등이 모두 평균 미만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것만으로는 지역의 근본적인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지역 국립의과대학 설립에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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