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부실 영향 본격화… 제2금융권 연체율 ‘비상’

이도형 2023. 9. 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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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업실적 ‘빨간불’ 켜져
상호금융조합 연체율 2.8% 기록
기업대출 연체율 1.98%P↑ 영향
고정이하여신비율 2.91%로 급등
저축은행 총연체율 5.33%로 상승
새마을금고도 5.41%까지 치솟아
금융당국은 하반기에 반등 기대
일각선 신용대출 부실까지 우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 새마을금고와 같은 제2금융권 금융기관들의 실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부동산시장 침체와 그로 인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의 부실 영향이 강해지기 시작한 탓이다. 당국은 하반기에는 전체 경기가 반등하고 부동산시장 불안도 진정되면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상반기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 결과에 따르면 신용협동조합(신협), 농업협동조합(농협), 수산업협동조합(수협), 산림조합(산림)의 상반기(6월 말) 기준 연체율은 2.8%로 전년 말 대비 1.28%포인트 올라갔다. 금감원은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91%에서 1.43%로 0.52%포인트 소폭 상승했지만, 기업대출 연체율이 같은 기간 2.23%에서 4.21%로 1.98%포인트나 오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법인대출 연체율이 이 기간 3.14%포인트나 급등한 것이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은행의 부실자산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6월 말 기준 2.91%로 전년 말 대비 1.07%포인트 올랐는데, 이는 기업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말 2.66%에서 6월 말 4.45%로 6개월 새 1.79%포인트나 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란 3개월 이상 연체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이 전체 여신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의 상승은 상호금융조합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저축은행의 경우 6월 말 기준 총연체율이 5.33%,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61%로 각각 전년 말 대비 1.92%포인트, 1.5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의 경우 5.76%로 지난해 말 대비 2.93%포인트나 치솟았다. 지난 7월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우려 사태를 빚으면서 전 금융권과 당국을 긴장하게 만들었던 새마을금고의 경우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5.41%,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47%로 각각 1.82%포인트, 2.42%포인트 올라갔다.

제2금융권 금융기관들의 자산건전성 악화는 부동산 경기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제1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제2금융권이 부동산PF를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고, 경기침체 및 부동산 가격 하락 이후 문제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상호금융,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모두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높았다.
문제는 하반기에 자산건전성 악화 상황이 호전되느냐다. 금융당국은 1분기 대비 2분기 연체율 상승폭이 둔화했다는 점에서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상반기 실적 발표 자료에서 “상호금융은 하반기에는 이자비용 감소, 연체율 관리 강화 등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축은행은 현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영업환경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제환경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부동산PF 위기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도 있다. 상반기 기준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밝힌 새마을금고의 경우 ‘뱅크런’ 우려가 있었던 7월 실적은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하반기 개선을 조심스레 전망하면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악화에 대비해 건전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이유다.

신용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저축은행은 올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금융 및 개인신용대출 부실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저축은행 부동산금융은 코로나19 이후 3.5배 이상 증가하는 등 단기간 내 과도하게 팽창한 가운데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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